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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방탄소년단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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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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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순 / 논설위원

   
 

"서울 근교 일산에서 태어나 강이 흐르고 언덕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환경에서 자랐다."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이라면 왠지 다른 혹성에서 왔다고 해야 어울릴 것만 같다. 아니면 태생과 성장은 슬쩍 가려 일부러라도 신비감을 만드는 게 인기관리에 도움 될 것 같다. 그런데 방탄소년단(BTS)의 유엔본부 연설은 아니었다.

24세 청년, BTS를 대표한 리더 RM(김남준)은 평범한 성장기를 얘기해 더 풋풋하고 감동적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 그룹’(미국 피플)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 중 유일한 한국인’(미국 타임) ‘트위터 최다활동, 남성그룹 부문’(기네스)…. BTS가 거둔 성과와 기록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한국가수 최초의 빌보드 차트 1위’도 빼놓을 수 없다. 최고조의 이 슈퍼 스타들이 유엔에서 세계의 10대, 20대들에게 자신의 꿈과 좌절, 노력과 도전을 담담하게 얘기했다.

7분간의 영어 연설은 유창했다. “I was lucky that I didn't give it all up”(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나의 행운)이라고도 했고, “Yesterday’s me is still me. I am who I am with all of my faults and my mistakes”(어제의 나도 여전히 나고, 지금의 나도 결점 많고 실수도 하는 나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또래들에게 “Love yourself(스스로를 사랑하세요)”라고 말했다. 진솔했기에 더 큰 울림이 있다. 한국가수로는 유엔총회 행사장에서 처음인 이 연설은 유튜브로 지금도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방탄소년단 "유엔 연설 도중 손이 떨렸다"

담담한 성공담 자체도 좋았지만, RM의 메시지 전달력을 배가시킨 것은 유창한 영어였는지 모른다. ‘이들의 해외 토크쇼와 공연 영상을 찾아 놀 듯이 영어공부하는 10대가 늘고 있다’는 다소 성급한 기사도 보인다. 미국드라마 ‘프렌즈’를 자막 없이 반복 청취하며 배웠다는 RM식 영어독학법이 또 한 번 ‘영어학습 시장’을 흔들지 모른다.

   
▲ 허원순 논설위원

영어 얘기 하면 뜨끔할 이들이 많다. 최근 “외교관들 영어실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강경화 장관의 질타를 받은 외교부 직원들부터 그럴 처지다. 당시 강 장관은 관련부서에 대책마련까지 시켰다. 이쯤 되면 외교관들은 어학 공부부터 하게 하고, 우선은 BTS 같은 민간 외교그룹에 기대는 게 나을지 모른다. 보름 전 방한했던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슈퍼주니어 외교’라는 표현까지 썼다.

직업 외교관들은 영어 못한다고 장관의 공개 질책을 받았고, 자력 공부한 RM은 유창한 영어로 국제무대에서 할 말 다하며 갈채를 받았다. 우리 청소년들도 RM의 유엔연설부터 한번 들어보면 좋겠다. 7분이다. ‘수저타령’은 다 털고, 스스로를 더 사랑하며 멋진 꿈을 꾸면 좋겠다. 청년들을 꿈꾸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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