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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선거와 일본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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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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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호 /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오키나와 선거와 일본 외교 기사의 사진 요즘 일본에 가면 한국에 대한 대접이 냉랭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일본군위안부와 소녀상으로 인한 갈등만은 아니다. 한·일 간 동북아 국제정치에 대한 구조적인 인식차가 도사리고 있다. 가끔 일본인들과 보편적인 감동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한국의 전문가들이 동북아 평화번영의 흐름에 일본도 함께해 달라고 호소해도 별 반응이 없다. 남북 대화와 북·미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모색하는 한국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데 인색하다. 일본은 미국과 유엔에 완전한 북한 비핵화까지 절대로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북·일 관계 개선에 노력하는 한국 정부에 언제 그런 부탁한 것 있느냐고 되묻기도 한다. 이쯤 되면 왜 그럴까 궁금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오키나와 사례를 들여다보면 일본인들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다. 오나가 다케시 전 지사가 67세로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오키나와 지사 선거가 한창이다. 췌장암으로 인한 그의 급서(急逝)는 일부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미군기지 문제로 중앙정부와 싸우다 ‘전사(戰死)’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아베 정권이 강행해 온 오키나와의 헤노코 신기지 매립 건설에 과감히 반대 입장을 밝혔었다. 후텐마 기지의 폐쇄와 철거, 사고 많은 오스프리 헬기 철수를 요구했다.

2차 대전에서 오키나와는 일본 내 유일한 지상전이 벌어졌던 곳으로 무고한 민간인 10만여명이 희생됐다. 전후 미·일 양국은 동아시아에서 중동에 이르기까지 미군의 전방 전개 전력을 10만명 수준으로 유지하고, 그 거점을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설정했다. 주일미군 핵심기지로 후텐마와 가데나 등에 해병대와 공군 기지를 두고 있다. 일본 본토 주둔 미군은 절반이나 줄었지만, 오키나와는 오히려 미군이 늘어났다.

문제는 아베 정권이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에 절대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빈발하는 미군 병사의 주민 성폭행과 전투기 추락 사고에도 불구하고, 기지 철수나 축소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미·일동맹 강화를 외치면서도 미군기지의 일본 본토 이전에는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센카쿠 열도 방어를 이유로 중국과 가까운 오키나와의 작은 섬 요나구니에 자위대를 신규 배치했다. 평화로운 섬 이시가키지마, 미야코지마에 중국 공군기를 겨냥한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 하면서 주민들의 반대운동이 격렬해지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이에 침묵하고 있다.

아베 정권의 외교 전략은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중국의 군비 팽창과 해양 진출에 적극 대응한다는 것이다. 동북아 평화 공존이나 공동 번영보다 자위대 군비 증강과 해병대 신설 등 군사적 억지력 강화를 중시하고 있다. 중국 견제와 봉쇄가 동아시아 외교의 배후에 깔려 있다. 중국을 포위하는 가치관 외교와 인도·태평양 전략이 중시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바꾸고자 한다. 안보법제를 통과시켜 세계 어디에서나 언제든지 자위대가 군사 분쟁에 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선거에 압승해 승승장구하는 아베 총리는 가을 국회에서 ‘정치적 사명’인 헌법 개정을 밀어붙일 기세이다.

일본은 남북 대화와 북·미 협상을 통해 동북아 평화체제를 모색하는 한국 정부가 그리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일본에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 비핵화를 의미한다. 핵사찰과 검증, 폐기가 완료될 때까지 대북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협적인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팽창을 저지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문재인정부에 남북 대화와 북·미 교섭의 매개자, 촉진자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만이 아니다. 대화와 교섭상대로 일본이나 중국도 빠질 수 없다. 자국 국익만을 추구하는 주변국을 설득할 고도의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 동북아 평화번영의 꿈은 최종적으로 다자간 교섭을 통해 실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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