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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노벨과학상 수상자 22명 배출한 비결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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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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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한 /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명예교수

   
 

일본의 노벨과학상은 주로 대학에서 탄생했다. 도쿄대, 교토대, 나고야대를 중심으로 지방 국립대학으로까지 노벨과학상 배출이 평준화돼 가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나고야대, 도쿄대 등에서 실험 연구해오면서 값진 경험을 했다.

얼마 전 노벨상 과학자 6명을 배출한 나고야대학을 다시 찾았다. 노벨상을 받은 노요리 료지 교수의 기념관인 노요리 기념 물질과학연구관과 사카다 히라타 홀의 노벨과학수상자 홍보관에는 자랑스러운 노벨과학상 수상자들 소개와 함께 관련 연구 저널들이 전시돼 있었다.

우리와 유사한 DNA와 문화를 가진 일본이 22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비결은 뭘까. 먼저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후 정부가 일관성 있게 실험 시설에 투자하고 장기적인 과학 지원 정책을 폈다. 대학 기초과학에 대한 야심 찬 'COE(Center of Excellence) 연구사업'이 대표적이다. 스승과 제자 교수 각 1명씩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낸 수퍼카미오칸데 같은 특수 실험 시설에는 정부가 거액의 연구 투자를 했다.

연구 문화와 환경도 독특하다. 대학 캠퍼스 내 산책로를 걸으며 곤충, 식물, 암석 광물을 관찰하면서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다. 많은 교수가 정년퇴직 후에도 연구 활동을 계속하며, 장인 정신과 도제식 연구실 운영으로 젊은 연구자와 원로 교수 간의 수직적인 연구 연계성이 탄탄하다. 대학 내 과학 실험은 놀라울 정도로 기초와 원리를 중시한다. 연구자와 학생들은 바보처럼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도쿄대 혼고 캠퍼스에는 두 곳의 편의점이 성업 중인데, 주말과 휴일에도 실험실들이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재정의 한계로 우리나라 대학 내 많은 기초과학 실험실의 시설과 환경, 연구 지원이 크게 미흡하다. 대학에 대형 실험 시설 지원과 지속적인 연구 지원이 범정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연구자가 실험실에서 마음껏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배려와 시설 및 연구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스스로 노벨 기초과학 연구 부진의 원인을 심층 분석하고 중·장기적 정책과 대책을 세워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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