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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모국어 넘어 세계어로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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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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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련 / 덕정초등학교 교사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우리는 우리가 깃들어 사는 존재의 집인 한글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매일 아침 신문을 펼쳐 놓고 침침한 눈을 비벼가며 기사와 칼럼을 꼼꼼히 읽는다. 읽다가 문법에 맞지 않는 단어나 표현이 있으면 빨간 펜으로 고치고 다듬는다. 그렇게 고치고 다듬은 글을 편지 봉투에 넣고 우표를 붙인 다음 글 주인에게 보내준다.

이 우편을 받는 사람은 기자나 교장, 교수, 작가, 고위 공무원 등 대부분 사회지식인들이다. 이들 중에는 '고맙다 지금껏 한 번도 이런 지도를 받아 본 적이 없다 또 고쳐 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짜고짜 반말로 '당신이 뭔데 내 글에 시비냐'며 한바탕 욕을 하는 사람도 있다. 보냈던 우편이 때때로 '수취거부'가 되어 되돌아오기도 한다.

'세계화 시대에 영어나 일본어를 직역해서 쓰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 우리글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니 좋지 않으냐 지독한 국수주의자다'라는 반박과 항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과 글은 곧 정신'이라며 신문에 실린 글이나 방송에서 하는 말을 고치고 다듬는 일을 이십오 년째 해오고 있는 아흔 살의 국어학자, 우리 말글 지킴이 이수열 선생의 이야기다.

나라의 경사인 개천절과 한글날이 있는 시월에, 어느 국어학자의 삶을 통해서 나의 모어이자 모국어인 한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듣고 말하고 쓰고 읽었던 한글은 우리의 모어인 동시에 모국어다. 무엇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 대한민국에서 법적 효력을 지닌 공식어다. 모어이자 모국어이면서 동시에 공식어로 한글을 쓰고 있는 우리는 얼마나 소중한 유산을 가진 행운의 주인공인가.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한자를 빌려 썼기 때문이다. 글자는 단순히 글을 쓰는 수단을 넘어 글에 담긴 문화와 정신까지 받아들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았던 세종대왕은 우리 글자인 훈민정음을 만들어 사용하게 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열어주려 했던 것이다. 어쩌면 중세시대에 백성들의 모어가 훈민정음으로 인해 모국어인 동시에 공식어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중화사상에 사로잡힌 사대부들에 의해 잃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다행히 훈민정음을 흡수한 백성들의 모어는 한글로 발전하여 혹독한 일제강점기를 견디며 살아남았고, 광복 후에는 당당히 대한민국의 모국어이자 공식어가 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가져 왔다. 이는 모어이자 모국어이면서 공식어가 된 한글이 국민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한글의 우수성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글이 5대 언어의 위상을 차지하고, 세계 6000여종의 언어 중 분포와 응용력에서는 한글이 10위 안에 들어 있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스마트 기계화에도 완벽한 문자가 한글이다. 무엇보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누구든 쉽게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은 한글이 모국어를 넘어 세계어로 나아가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쉬운 말과 쉬운 글은 정확하고 명확한 뜻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대국의 언어 앞에서 자국의 언어를 부끄러워했던 사대부처럼, 세계화를 외치며 영어공용화론을 주장한 외세 의존적인 정치인처럼 우리는 한글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자.

'나를 믿고 사랑하라'며 노래하는 방탄소년단처럼 세계인들 앞에서 당당하게 한글을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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