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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선샤인’ 의 황기환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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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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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 뉴욕지사 논설위원

현재 건물의 노후화로 새 교회를 짓고 있지만 오래 전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맨하탄 뉴욕한인교회를 취재한 적이 있다. 식당 모습이 기억난다. 선반 아래위로 대형 냄비와 밥솥, 밥그릇과 수저 등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것을 보면서 일제하 독립투사들이 밥을 먹던 곳이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었다.

뉴욕한인교회는 1921년 3월1일 뉴욕 타운홀에서 독립을 외친 한인들이 뜻을 모아 설립했다. 1927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한 교회의 3충과 4층에서 서재필, 조병옥, 이승만 등이 숙식하며 독립운동을 했었다. 해방 후에는 뉴욕한인회 초대회장을 비롯한 유학생, 이민자들이 생활정보를 얻은 곳이기도 했다.

이 교회 출석교인 중 한 명이 임정영사 1호인 황기환(?~ 1923년 4월18일)이다. 황기환은 10대 후반이던 1904년 미국으로 왔고 온갖 고생을 하다가 미국이 세계 제1차 대전에 참전하자 자원입대한다. 유럽 전선에 투입된 황기환은 중상자 구호를 주로 담당했고 1919~1923년까지 파리, 런던, 워싱턴에서 조국독립을 위해 일했다.

그는 1919년 한인 35명을 구출한 적도 있다. 러시아와 북해의 철도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한인 100명은 1차대전이 끝나고 영국군과 함께 영국으로 철수했다. 일본은 이들을 돌려보내라 했다. 이때 영국과 프랑스 정부를 설득, 35명을 프랑스에 정착시킨 이가 임정 파리위원부 서기장 황기환이다. 황기환은 1921년 미국에서 이승만, 서재필을 보좌하면서 외교활동을 했는데 뉴욕한인교회에 출석했다.

10월 초 연합뉴스는 “불꽃같은 삶을 산 파리의 ‘유진 초이’ 독립투사 황기환”이란 기사로 관심을 끌었다. 얼마 전 막 내린 김은숙 극본, 이응복 연출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Mr. Sunshine)을 예로 들었다.

드라마의 내용은 종의 아들로 태어난 유진이 부모를 잃는 비극 끝에 미국으로 선교사를 따라 간다. 신분획득을 위해 미군에 자원입대하여 1898년 미^스페인 전쟁에서 혁혁한 무공을 세운다. 그는 미국 공사관 영사대리로 조선으로 나오게 되고 양반집 애기씨 고애신(김태리 분)을 만나게 된다.

1910년 한일합방을 앞두고 일어났던 노비, 백정, 아녀, 천민 등 이름 없는 의병(義兵)들은 전원 희생된다. 미 헌병대 장교 유진 초이(이병헌 분), 정혼자 김희성(변요한 분), 무신회의 구동매(유연석 분) 등 고애신을 사랑한 세 남자는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은 고애신은 독립군을 양성한다.

기자가 작가라면 유진 초이를 살려서 애신과 함께 프랑스나 미국으로 가게 했을 것이다. 황기환처럼 1919년 프랑스에서 조선의 독립을 전 세계에 알리고 이승만과 서재필을 도와 독립운동을 하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뉴욕한인들의 독립운동 모습으로 마무리 했을 것이다.

황기환은 조국을 위해 일하며 혼자 살다가 40세로 추정되는 1923년 4월 심장마비로 사망해 공동묘지에 묻혔다. 그 쓸쓸한 처지가 안타까웠는데 그래도 드라마에서 로맨스를 만들어주어 한결 낫다.

2008년 당시 뉴욕한인교회 장철우 담임목사가 ‘뉴욕한인교회 70년사’ 에서 초창기 한국인 노동자들이 퀸즈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 묻혔다는 기록을 보고서 교회 청년들과 함께 묘지 찾기에 나섰다. 급기야 한글로 적힌 염세우의 묘와 황기환의 묘를 찾아냈고 근처 수십 명의 한인들로 추정되는 묘지를 발견했다 한다.

국가보훈처에서 2013년부터 묘소를 대전 현충원에 안장한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 굳이 유족도 없는 한국으로 갈 필요는 없겠다. 뉴욕한인회 이민사박물관에서 이들의 자취를 찾아 보존하고 한인교회 청년부가 성묘를 하고 있다.

내년 3월1일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이다. 이에 국가보훈처가 해외독립유공자의 후손 찾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차제에 뉴욕시 타운홀, 뉴욕한인교회, 황기환 묘소, 필라 서재필 기념관 등등이 한국의 해외독립유적지로 더욱 인정받아 많은 사람들이 찾아갔으면 한다. 조국 사랑은 이민사회의 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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