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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민주평통 해외협의회와 한인회에 관한 소고-모스크바에서 활동 경험을 중심으로-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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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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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 (모스크바대 정치학박사, 6대 모스크바한인회장, 16기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

지금 시기는 한민족이 세계로 활발히 진출하여 활동 영역을 넓히고, 세계 각지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어가고 있는 한민족 역사상 처음으로 맞이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세계 곳곳에 자리잡은 한민족 구성원들은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각종 단체를 만들어, 상호협력하고 상호부조하는 한민족 전래의 훌륭한 역사적 전통을 이어가며 함께 생활해 나가고 있다. 이런 단체들 중에 대표적인 단체로 한인회를 들 수 있다. 그리고 분단국가로서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헌법 정신에 기반을 두고 민관 합동 국가기구로 창설된 것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평통)이다. 한인회는 민간단체로 현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민주평통 해외협의회는 공식 국가기구로서 재외동포사회에서 한국정부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위상을 가진다. 이 두 단체가 현지 한인사회에서 서로 간에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 하는 것은 재외동포사회의 안정과 발전, 더 나아가서 현지 한인사회가 거주국에서 공공외교라는 시대적 요구를 원활히 수행해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민주평통

과거 “통일주체국민회의”를 대체하는 조직으로 1981년 공식 출범했다. 범국가적인 통일활동조직을 표방하나 실제적으로는 개별 정권을 위한 외곽단체 성격을 강하게 지녀왔다. 평통 해외조직은 1982년에 구성되었다. 초창기 미국, 서유럽, 일본 중심으로 구성된 해외협의회에 약 1000명 이내였던 자문위원이 현재 전세계에 43개 해외협의회, 자문위원 수는 약 3000명으로까지 꾸준히 확대되어 왔다. 러시아지역은 9기(1999년)부터 자문위원 위촉이 시작됐다. 고려인동포 자문위원 중심으로 협의회가 운영되다가 차츰 한국인 자문위원 수가 확대됐다. 16기 때부터 한국인을 중심으로 협의회가 운영되기 시작했다.
평통 조직의 확대는 탈 냉전시대 이후 재외동포가 거주하는 지역의 확장과 동포수의 확대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외동포사회의 역량과 역할강화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인회

사람들이 사는 곳에 조직과 단체가 성립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현재 전세계 100여 개국에 한인회가 존재하고 있다. 한인회의 형태와 성격은 거주국의 이주민에 대한 정책과 한국과의 관계현황에 따라서 큰 영향을 받아 다양하게 형성되어 왔다. 미국 서유럽 등 한국과의 관계가 원활하고 한인사회의 형성이 오래된 국가의 경우는 한인회활동이 거주국 정부의 보호와 지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의 예에서 보듯이 한인회라는 용어 대신 한국인회 등으로 표기해야만 할 정도로 이주민의 단체구성과 활동에 거주국정부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모스크바한인회는 2001년에 출범했다. 모스크바한인회 경우도 러시아 당국의 외국인단체에 대한 통제와 활동심사 강화로 적극적인 러시아나 고려인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활동보다는 한국인 간에 친목활동을 주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평통과 한인회의 예산

한인회는 750만 재외동포를 대표한다고 하나 실제적으로는 교민사회의 여러 친목단체 중에 규모가 큰 단체 중에 하나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재외동포사회을 지원하는 재외동포재단의 경우 약 500억 정도의 예산이나 그 중에 한인회 활동에 지원되는 예산은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다.(예를 들면 모스크바한인회의 경우는 연간 행사보조비 3000달러 정도)

평통 1년 예산은 약 250억이고 그 중에 43개 해외협의회에 에 할당된 실제 사업비는 평통 사무쳐에 따르면 약 10억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모스크바협의회의 경우 행사지원금 1년에 약 1천만원)

약 10년 동안 양 단체의 예산은 물가상승율 정도의 인상이 있었고 사실상 큰 변동이 없었다. 한인회와 평통의 활동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예산의 확대가 매우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한인회의 경우는 대표성의 문제, 예산 책정과 집행의 투명성과 공개성의 실제적인 보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평통 해외협의회의 경우는 헌법에 조직의 기반을 두었다는 국가기구가 활동 예산의 상당부분을 자문위원의 협조와 현지 한인기업의 협찬에 기대는 것은 국가기구로서의 위상에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민주평통 해외협의회가 가진 문제

대한민국 헌법에 기반을 두고 있고 대통령을 조직의 의장으로 하는 공식기구로 조직의 대외적인위상은 높다. 하지만 출범 초창기부터 대통령과 집권당의 정치적 성향과 의도에 따라서는 관변단체로서의 역할 수행을 피하기가 어려운 한계를 동시에 가져왔다.

지역, 계층, 정파나 세대의 차이를 아우르는 범국민적인 민관합동 평화통일기구를 표방하나 실제적으로는 해외 자문위원 위촉과정에서부터 자문위원들의 정치적 성향이나 현지 대사관, 영사관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아왔음을 부인하기가 어렵다.

평통의 민간단체화가 실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평통은 기본적으로 국가조직으로 정부예산에 따른 지원금으로 활동하고 행사가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예산은 늘지 않고 지역협의회와 자문위원의 수가 꾸준히 확대되어왔고 요구 받는 사업도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협의회의 경우에도 창설 이후에 현재까지 자문위원 수가 3배 이상 확대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민주평통 해외협의회가 기존의 상징적, 명목적, 의전적인(?) 차원의 조직에서 현지 거주국에서 실제적 활동을 요구 받는 조직으로 성격변화가 일어났다.

16기까지만 하더라도 평통사무처의 지원금과 자문위원회비등으로 협의회 활동 예산이 책정되었다. 더군다나 원칙적으로는 자문위원 회비 책정까지도 금지사항이었다. 그리고 행사진행 시에 현지 기업이나 교민사회의 협찬 역시 금지사항이었다. 하지만 18기에 협의회장에 취임해보니 행사 예산편성 시에 아예 사무처 지원금 외에 현지 협의회에서 협찬 행사지원금 모금(?)이 가능하도록 예산항목까지 구성되어 있었다.

평통은 조직 목적에 원칙적으로 평화통일에 관해서 대통령께 자문하는 기관으로 명시하였지만 현재는 다양한 공공외교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재외동포의 위상강화 그리고 거주국 현지사회와의 관계강화 측면에서 한국정부의 평통 해외협의회에 대한 활용 필요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작년에 평통 사무처에서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각종 지원과 홍보활동을 추진할 것을 해외지역 평통협의회들에 지시했다. 올림픽이라는 국가적인 중요 행사를 앞두고 성공 개최를 위해서 재외동포가 거주국 현지에서 성원하고 협조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활동이 평통 이란 조직의 원래 역할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 적지 않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한인회가 가진 문제

우선 가장 큰 문제는 한인회가 가졌다는 현지 한인사회 대표성 문제이다. 해당 지역 한인사회 전체를 포괄하는 대표조직이라고 하나 실제적으로 그렇다고 긍정하기 어려운 면이 적지 않다. 우선 한인회장 선거의 경우 직선제를 채택하는 한인회도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5%를 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가장 규모가 크고 활동적이라는 미국 뉴욕한인회, 로스엔젤레스한인회 등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한인사회 추정 인구수의 2-3%정도 투표참여와 1%미만의 지지로 당선자가 결정되고 있다. 그리고 적지 않은 한인회들이 직선제를 표방하나 출마자격의 제한, 선거 공탁금의 과도한 책정 등으로 실제적으로는 단독출마를 통한 무투표 당선이 관행화된 경우도 많다.

한인회가 자치 친목단체로서 가지는 성격, 그리고 한인회장이 말 그대로 무보수 명예직이란 측면에서 본다면 이러한 행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음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리고 각 지역별로 교민사회의 형성과 한인회의 역사와 인적 구성이 다양하므로 한가지 틀로 한인회의 구성과 역할 등을 규정하기 어려움이 크다. (한인회의 구성과 성격이 변화하고 있는 모스크바한인회, 지상사 주재원 중심의 싱가포르한인회, 선교사 중심의 타지키스탄한인회 사례 등)

한국정부의 한인회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은 “존중은 하되 공식적으로 인정을 하지 않는다.”로 표현될 수 있다.(몇 년 전에 러시아 푸틴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분리해서 독립한(?) 동부우크라이나지역에서 진행한 자체 선거가 진행된 이후 내외신 기자회견장에서 한 서방기자가 “이번 선거의 진행과 결과를 러시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느냐” 라고 질문하자 그는 ”그들의 선택과 결과를 존중한다.”고 답변함. 필자는 이 답변을 듣는 순간에 한국정부의 한인회에 대해 가진 입장과 매우 부합하는 발언으로 생각됨)

한국정부에서 한인회를 공식(?) 인정할 경우에 해당국가와의 외교적 문제 발생 가능할 수 있다. 한국외교부에도 문제가 발생된다. 즉 한국정부에서 한인회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될 경우에는 현지에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이 사실상 대사와 한인회장 두 명이 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한인회의 위상에 걸맞게 한인회에 대한 대우를 해주어야 하는데 한국정부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매우 복잡한 문제들(한국정부와 관계설정, 한인사회 내부갈등, 예산 책정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민주평통 해외협의회와 한인회의 경쟁과 갈등

갈등의 주요원인은 양 단체 중에 과연 어느 쪽이 한인사회의 대표성을 가지느냐 그리고 한국 본국, 현지 거주국과 관계에 있어서도 어느 단체가 대표성과 주도권을 가지냐의 문제이다.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자격으로 한인회는 선거에 의한 대표성을 내세우고 민주평통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위촉한 국가조직이라는 위상을 강조함.

사실상 두 단체의 지난 시기 경쟁과 갈등은 발전적 의미에서의 그런 성격을 가진 상호 경쟁이라기보다는 마치 자리 다툼식의 갈등 양상으로 현지 한인사회와 본국에 비쳐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두 단체의 경쟁과 갈등은 또한 한인회와 민주평통 해외협의회의 활동 공간 , 대상, 내용등이 사실상 대동소이 함에서도 원인이 있다.

동포사회를 대표하는 조직은 결국은 동포사회의 화합과 발전 그리고 권익증진이라는 측면과 한국정부, 한국인 이민자들과 현지 거주국 정부, 시민사회와의 관계 강화를 위한 활동들로 조직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한인회와 평통은 역할과 활동 면에서도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정부에서 바라보는 한인회와 평통 해외협의회

필자의 한인회장과 평통 협의회장 수행 경험에서 볼 때 한국정부는 한인회보다는 평통 해외협의회의 강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커짐에 따라서 한국정부가 재외동포들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높아지고 있다. 외교는 오랜 동안 국가의 고유한 영역으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가 공식적인 외교활동 못지않게 민간차원의 외교활동 역량이 국가 관계의 확대강화에 더욱 큰 역할을 하게 되는 이른바 공공외교의 시대가 도래했다. 공공외교의 역할을 맡고 있는 대표적인 한인단체는 한인회와 평통 해외협의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단체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존재한다.

첫째로 평통 자문위원은 한국과 현지에서 공식적으로 검증된 인사들로 위촉된다. 반면에 한인회는 교민사회의 대표성에서 떨어지고, 적지 않은 경우에 한인회 임원들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활동하기도 한다.

둘째로 한인회의 경우는 대부분의 경우에 거주국에 미동록된 단체로 공식적인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평통은 한국정부 공식기구로 현지사회 활동에 공신력을 가질 수 있다.

셋째로 한인회의 경우는 원래 자치 친목단체로서 한국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한인회 사업 등에 대해서 개입할 여지가 없다. 반면에 평통은 공식국가기구이므로 한국정부에서 평통 해외협의회에 공식적인 지시와 협조요청이 가능한 구조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한국정부에서는 한인회보다는 평통의 위상을 더 평가하고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인회와 평통 해외협의회의 바람직한 관계설정을 위한 제언

한인회와 평통 해외협의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 그리고 양 단체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설정의 문제는 단순히 해외 한인사회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의 문제만은 아니다. 양 단체 모두는 한국, 특히 한국정부, 기관과의 관계 속에서 단체 존립의 근거와 존속의 의미를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정부의 양 단체에 대한 입장과 정책이 매우 단기적이고 편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정부의 재외동포에 대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정책의 부재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한인회와 평통 해외협의회는 서로 전혀 다른 배경 속에서 출발한 단체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서로에 대한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협조관계를 맺어나가야 한다.

한인회는 무엇보다도 먼저 현지 한인사회에서 대표성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자치 친목단체의 위상을 강화하고 현지 활동의 공신력과 합법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현지 법인등록을 해야 한다, 그리고 활동의 공신력확보를 위해 임원진의 자격강화, 사업과 회계의 공개성과 투명성 등의 확보를 통해서 스스로의 위상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절실하다.

평통은 교민사회에서 자주 지적되어왔듯이 평통 자문위원 직함을 마치 무슨 특권처럼 여기는 풍토가 먼저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이른바 보수, 진보라는 한국정부 성격에 상관없이 평통 설립의 취지에 맞게 남북평화와 통일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현지사정에 맞게 진행해 나가야 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때 평통 해외협의회는 평통의 본래 성격과 기능에 맞추어 거주국 현지에서 평화통일활동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거나 아니면 평통이 아닌 다른 명칭과 역할을 가진 기구로 개편하여 민관합동의 공공외교기구로 거듭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차후에 한국에서 진행될 개헌국면에서 평통 해외협의회의 발전적 해체와 평화통일을 위한 활동을 포함하여 거주국 현지에서 공공외교 수행을 위한 새로운 민관합동 국가기구의 창설에 대한 논의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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