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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헬조선’, 그들에겐 ‘꿈의 나라’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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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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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은지 / 국제부 기자

   
 

“한국 사람들은 ‘헬(hell·지옥)조선’이라 불러도, 누군가가 한국을 ‘꿈의 나라’라고 불러준다면 좋지 않을까요?”

한국에 살며 사회에 기여하고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이주민 시리즈(‘이웃이 된 이주민’)를 취재하다 만난 우즈베키스탄 청년이 한 말이 잊히지 않는다. 이 청년은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입국해 대학을 다녔고, 지난해 국내 대기업에 취직까지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또래 우즈베키스탄 청년들과 돈을 모아 자국 빈곤 지역에 학교를 지을 계획이라고 했다. “우즈베키스탄 아이들은 이 학교가 한국에서 ‘성공한’ 형 누나들이 지어줬다는 걸 알게 되겠죠. 그럼 그 아이들은 한국을 ‘꿈의 나라’라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수출액 100억 원 규모의 무역 업체를 키워내면서 8년째 지역 복지관에 후원금을 보내는 파키스탄 출신 무다사르 알리 씨. 그는 늦은 밤 폐지를 줍는 한국 노인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파 후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복지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요즘 이렇게 오랜 기간 기부하는 사람은 한국인 중에도 거의 없다”고 했다. 울산에서 선박 도색 업체를 운영하며 한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부이흐우하 씨는 직원들에게 동종 업계 평균보다 임금을 10% 정도 더 준다.

‘스리랑카 의인’ 카타빌라 니말 씨는 또 어떤가. 미등록 체류자였던 그는 생면부지의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불속에 뛰어들었다가 몸이 상했다. 니말 씨 기사가 나간 뒤 그 댓글에 ‘프랑스 파리의 스파이더맨’ 마무두 가사마가 많이 언급됐다. 미등록 체류자였던 가사마는 5월 파리의 한 아파트 외벽을 맨손으로 타고 올라가 5층 발코니에 매달린 4세 아이를 극적으로 구해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를 직접 불러 감사를 표하고 시민권을 줬다. 독자들은 니말 씨가 아직 임시 치료비자 신세라는 점을 지적하며 “왜 우리는 프랑스처럼 못 하느냐”고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취재 중 만났던 이주민들은 자꾸만 “한국이 너무 좋다”고 했다. 기자가 “뭐가 그렇게 좋으냐”고 물으니 우즈베키스탄 청년은 이렇게 대답했다. “혼자 한국에 살다 보니 외로울 때가 많아요. 직장 동료들이 그런 저를 먼저 생각해 주더라고요. 좋은 동료를 만나 일을 열심히 하게 되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갖게 됐어요.”

한국에 사는 이주민은 지난달 기준 237만 명. 그들을 향해 ‘일자리를 빼앗는다’ ‘세금은 내지 않고 혜택만 누린다’ 같은 경계와 혐오의 시선이 있다. 물론 그들 중엔 ‘위험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반면 한국인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한국의 불우한 이웃을 도우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좋은 이웃이 된 이주민’의 코리안 드림을 함께 키워나가는 건 우리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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