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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세계 ‘꼴찌’ 싱가포르의 이민정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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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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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용 / 경제정책팀장

   
 

저출산으로 골머리를 앓는 한국보다 출산율이 낮은 나라가 있다. 아시아의 강소국 싱가포르다. 미국 중앙정보국의 ‘2017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이 0.83명에 불과하다. 전체 비교 대상 224개국 가운데 꼴찌다. 1.26명인 한국은 219위로 싱가포르와 비교하면 그래도 5계단이나(?) 높다. 싱가포르를 언급한 까닭은 한국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나라의 인구 정책에서 배울 점이 있어서다.

사실 저출산 흐름을 돌려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파격적인 출산장려제도를 도입한 스웨덴·프랑스 등이 출산율을 반등시킨 사례로 꼽히지만 이들도 출산율이 2명을 넘진 않는다. 출산율이 떨어지면 인구가 감소해 생산·소비가 줄고, 경제가 위축된다. 이를 막기 위해 선진국들이 택한 것은 이민 정책이다. 여기서 이민은 국적 취득뿐 아니라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나라다. 총인구의 약 30%로 단연 압도적이다.

처음에는 근처 동남아 국가의 저숙련 노동자를 받아들여 일손 부족을 해결했다.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대표적이다. 이들에게는 최저임금제를 적용하지 않는 등 별도의 외국 인력 임금체계를 유지해 가정에서 저렴하게 가사도우미를 활용하게끔 했다. 육아 부담이 줄어들자 싱가포르 내 여성 인력 활용이 활발해졌다. 1999년에는 전자·바이오 같은 첨단 분야의 인재들을 적극 유치했다. 단순 노동력에서 고급 인력 유치로 전환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지금도 2030년까지 130만 명의 인구를 늘린다는 목표 아래 매년 5만 명에 가까운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이를 바로 한국에 적용하기에는 부작용이 크다. 이민자가 내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인건비의 하향 평준화를 부추길 수 있다. 범죄가 늘고 국민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저출산·고령화가 진행 중인 현실을 감안하면 한국도 싱가포르와 같은 이민 국가로의 정책 전환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갈 길이 멀다.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아직도 이민 정책을 총괄할 제도적 ‘컨트롤타워’가 없다. 이민자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적·배타적 인식도 여전하다.

개방적 이민 정책을 펴지 않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국가는 일본밖에 없다. 그런 일본조차 이젠 이민을 적극 장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한국은 지금 추세라면 2036년 경제성장률이 0%로 떨어지고(한국은행 예상), 인구 소멸 국가 1호(영국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콜먼 교수 예상)라는 불명예를 안을지도 모른다. 더는 이민 정책에 대한 논의를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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