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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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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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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수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한일 특파원 모임의 결론이다. 지금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이유는 양국 정부의 능력과 의지로만 극복할 수 없는 큰 장애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감정이 앞선다.

레이더 조사 문제를 보더라도 사실을 파악하고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해결책인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그러나 레이더 문제는 일본이 한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사실 확인은 뒷전이고 태도를 문제 삼는 감정싸움 양상이 되었다. 안보 문제에서 한일이 감정을 드러낸 것은 초유의 사태다. 지금까지 한일 군사 관련 분야에서는 여론이 나쁘더라도 안보 협력은 국익을 위한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레이더 문제가 이처럼 확전된 이유는 국익보다는 이참에 상대방을 굴복시키겠다는 감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신이다. 일본에서는 한국과의 관계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서 진절머리를 낸다. 한국에서도 일본을 무시하는 상황이 더해지면서 역사 문제에 대한 감정이 식지 않는다. 위안부 재단 해산과 징용공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인한 일본의 한국 불신은 극에 달해 한국을 거칠게 몰아붙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아베 신조 정권의 한국 비판은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해볼 테면 해봐라`는 태세라 한일 관계는 갈 데까지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일 정책에는 두 가지 주장이 상충되고 있다. 1965년 기본조약을 맺을 때부터 일본의 식민지배 불법성을 명백하게 해 사죄를 확실히 받아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한편에는 현실적인 관점에서 타협을 통해 국익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두 주장은 항상 한일 관계에서 팽팽히 맞섰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하에서는 한일 협력이 우선시되었다. 그 결과 한국이 민주화된 이후에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의 어정쩡한 타협에 대한 불만이 분출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식민지 시대의 불법성을 인정한 징용공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다시 한일 관계를 기로에 서게 만들었다.

문제는 1965년 기본협정부터 한일 관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한국 주장과 더 이상의 사죄는 없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주장이 정면으로 부딪치게 된 것이다. 일본의 보수화 경향은 한국과의 타협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더 이상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일본 내 컨센서스로 정착되었다. 그리고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일 협력에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아 미국에 의한 한일 타협도 어렵게 되었다.

한국은 한일 파국과 관계 회복의 기로에 섰다. 게다가 일본이 징용공 문제에 대해 국제사법으로의 제소와 함께 경제적인 조치까지 경고하면서 한국은 선택을 강요받게 되었다. 이전 한일 관계와 달리 일본이 `한국에 볼을 던진` 것이다. 이참에 한국이 주장하는 식민지 시대 불법성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 파국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국제사법으로 가는 것에도 주저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파국의 후유증이 나오더라도 관리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이 길을 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면밀한 준비와 현명한 싸움을 걸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총리실 주도로 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대책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감감무소식인 상황에서는 일본의 공세만 격화되는 가시밭길이 될 수 있다.

이 길을 택하는 것이 위험천만이라고 본다면 감정을 자제하고 전략적 타협을 해야 한다. 역사도 한일 관계 `전략적 관리`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일본으로부터 역풍을 가져왔다. 이후 한일 불신의 씨앗을 제공한 것이다. 아무런 대책 없이 행동과 감정이 앞서는 것보다는 전략적인 사고로 한일 관계를 관리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우선은 한일 정상이 만나 한일 관계의 쟁점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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