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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여신 상아(嫦娥)를 발가벗긴 중국의 행보
캐나다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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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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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호 / 칼럼니스트

   
 

중국 쓰촨(四川)성에는 장족(藏族·티베트족), 강족(羌族), 이족(彛族) 등 3개 소수민족 자치주가 있는데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 량산이족자치주(凉山彛族自治州)로 중국 이족 전체 인구 약 450만 명 중 거의 절반이 여기에 거주하고 있다.

이 량산 이족 자치주의 주도(州都)가 바로 시창(西昌)이다. 시창은 해발 1,500여 미터에 위치하여 하늘은 깨끗하고 청량하며 영롱하고 투명한 달이 빛난다 하여 ‘월성(月城)’이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으며, 성곤철로(成昆鐵路·성도와 곤명을 잇는 철도)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예부터 쓰촨과 티베트 그리고 윈난(雲南)을 잇는 남방의 실크로드, 이른바 ‘차마고도(茶馬古道)’에 중요한 도시였다. 이러한 자연적 지리적 여건 때문에 오늘날 시창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중국 항공항천(航空航天) 도시로 발전하여 시창위성발사센터가 있다.

지난 12월8일 시창센터에서 창정(長征) 3호 운반로켓에 실려 발사된 ‘창어 4호’가 1월3일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착륙하는데 성공하고, 통신중계위성 췌차오(鵲橋·오작교)를 통해 처음으로 달 뒷면의 신비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내왔다는 소식이다. ‘창어 3호’를 달 앞면에 착륙시킨지 5년만에 이제 달의 앞·뒷면을 모두 정복하면서 중국이 우주강국인 미국·러시아를 제치고 우주 굴기(崛起·우뚝 섬, 최고)를 과시했다는 평가다. 전설 속, 달에 살고 있다는 여신 창어(嫦娥·상아)가 오작교를 타고와 그 발가벗겨진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시창센터에서는 2007년 10월에 달 탐사 프로젝트인 이른바 ‘창어 1호’를 발사한 후 3년 터울로 2호(2010년 10월), 3호(2013년 12월)를 발사했는데, 이는 사실 인공위성 요격 미사일 시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5년 3월30일 최초 차세대 ‘베이더우(北斗·북두)’ 항법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데 성공한 바 있다.

중국에는 4곳의 위성발사센터가 있는데 나머지 3곳 중 하나가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이다. 실제 발사기지는 주취안에서 100km 넘게 떨어진 내몽골자치구의 아라산맹(阿拉善盟)에 있다. 아무튼 주취안센터는 유인 우주 계획인 ‘선저우(神舟·신주)’ 프로젝트로 우주정거장 톈궁(天宮)과의 도킹 연습에 목적을 두고 1999년 선저우 1호 발사 이후 지금까지 11차례 발사가 이뤄졌다.

1∼4호는 무인위성이었고 2003년 발사된 ‘선저우 5호’에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54)가 탑승했다. 2012년 6월16일 3명의 유인우주선 ‘선저우 9호’를 쏘아올려 첫 여성우주인 류양(劉洋·41)을 일약 스타로 만들었으며, 다음해 6월11일 ‘선저우 10호’에 두 번째 여자우주인인 왕야핑(王亞平·39)이 2명의 남성우주인과 함께 15일간의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주취안센터는 2016년 8월16일 새벽 1시40분, 창정(長征) 2호 운반로켓이 세계 최초의 양자(量子)과학실험위성을 우주에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양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며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량 단위로 복사가 불가능한 특징이 있다. 이를 활용하면 무조건적인 보안이 가능하며 정보안전문제를 근본적으로 영구히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은 양자통신의 세계 시장 규모가 수천억대를 넘어서는 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2030년쯤 세계적인 광역양자통신망을 건설할 의도로 우주양자과학실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수천만 아사자가 발생한 1950년대의 대약진운동 시기와 1960년대 문화대혁명의 혼란기 속에서도 ‘양탄일성(兩彈一星, 원자폭탄·수소폭탄·인공위성)’ 개발을 중단 없이 추진했다. 그 결과 핵을 갖추고 위성을 발사하는 군사 강국이 됐다.

중국인민해방군 현역 대령으로 중국국방대학 교수인 류밍푸(劉明福·68)는 2010년 초 펴낸 책 ‘중국의 꿈(中國夢)’을 통해 “진정한 대국은 경제력에서 시작해 문화대국, 과학기술대국, 그리고 군사대국으로 완성된다. 지금 필요한 건 미국을 능가하는 군사력”이라고 스스럼없이 외친다. 이러한 중국의 변화는 한층 높아지는 자신감에서 비롯되며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毛澤東)의 이론대로 군사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증강하여 세계 패권(覇權)을 잡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로 보여진다.

시진핑(習近平·66) 국가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주창하고, ‘중국의 꿈’이 실현될 날을 공산당 설립(1921) 100주년이 되는 2021년에 전면적인 샤오캉(小康·편안하고 풍족한 생활) 사회를 이루고, 중화인민공화국 설립(1949)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 부강하고 민주화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 해상 실크로드) 전략을 내세우는 등 일련의 글로벌 공세는 이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웃 나라의 행보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발목 잡혀 비전과 철학 없는 우리의 앞날이 너무 곤궁하기에 미래의 성장 동력을 키워 세계를 향한 ‘굴기’의 리더십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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