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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성공단 기업인 ‘희망고문’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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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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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제공.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신청 승인이 또 유보된 데 대해 기업인들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무산은 2016년 공단 폐쇄 이후 일곱번째고 문재인 정부에서만 네번째다. 아무리 대북 제재가 진행중이라지만, 현금을 들고 가는 것도 아니고 시설이 온전한지 점검만 하겠다는데도 승인이 나지 않은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자식을 두고 온 부모 같은 마음일 기업인들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통일부는 ‘관계부처 간 협의와 국제사회의 이해 과정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협의도 필요한데 여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유보 이유를 밝혔으나, 전후 맥락을 보면 미국의 협조를 얻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 17일 진행된 한-미 워킹그룹 화상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문제를 언급했으나, 미국이 ‘화상회의가 중간 형태의 회의이기 때문에 거론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다음 워킹그룹 회의에서는 미국 쪽 입장이 기업인 방북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데 정부의 노력이 집중돼야 한다.

대북 제재 덕에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왔다고 믿는 미국으로서는 기업인 방북 승인이 제재 완화 움직임으로 해석돼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북한의 일관된 주장을 보건대, 제재 완화 조처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더 타당성이 있다. 북한이 1단계 비핵화 조처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처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제재 예외로 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은 북한에 제재 면제 가능성 신호를 줌으로써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으로부터 더욱 전향적인 비핵화 약속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은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대량 현금’이 북한 정부에 유입될 것을 걱정한다. 하지만 공단 노동자들에게 ‘전자카드’를 주어 임금을 지급하고 공단 안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사는 데 쓰게 할 경우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부는 이런 점들을 잘 살펴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 미국의 협력을 끌어내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희망과 절망은 개성공단 문제를 넘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경협 활성화의 시금석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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