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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사건과 혈세와 해외 한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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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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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오/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전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서울특파원]

   
 

해외 연수 차 떠난 경북 예천군 의원단 중 한 명이 캐나다에서 여행 가이드를 폭행하고, 동료들은 그 장면을 방관한 혐의로 소송에 말린 사건은 경이적인 고국의 경제 발전과는 달리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널리 알린 국제 망신거리였다. 사건은 지난 연말에 일어났으나 피해자가 미국의 로펌을 선임, 형사와 함께 가해자와 해당 군청을 상대로 무려 56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시작했고, 성난 예천 군민들은 일부 의원의 제명 결정과는 달리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그 끝이 안 보인다.

가이드는 미국적 한인이며, 사건 현장은 캐나다이고, 가해자는 한국 거주 시민이어서 3개국이 겹쳐 오랜 시일이 걸릴 복잡한 국제소송이다.

대대적으로 보도된 사건의 전말을 간단히 소개하면 이러하다. 인구 5만이 좀 못 되는 예천군의 군의원은 9명이다. 연수단은 의원 전원 9명과 군의회 사무실 직원 5명을 합하여 14명이었다. 군 예산 6천200만원이 들었다. 가이드를 폭행한 군의회의 박종철 부의장은 처음 그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가 나중 주먹을 마구 휘두르는 현장과 피범벅이 된 피해자의 얼굴이 CCTV에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저질 공직자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그 외에도 또 다른 의원의 접대부 요구, 호텔에서의 난동 등 추문이 더 전해졌지만 직접 보지 못했으니 덮어두겠다.

강 건너 불?

놀랄 일은 아니다. 오래 곪은 공직자 사회의 단면이 밖으로 드러난 것으로 봐야 하기에 그렇다. 실은 지근거리에서 내가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이 사건은 해외 사회의 입장에서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얻는 값진 교훈이 있어야 하겠다.

흔한 공금과 여러 명목으로 해외로 나가는 한국 정치인과 공직자 여행은 여기 호주 한인들을 포함하여 해당 지역의 한인사회와 무관하지 않다. 알다시피 그 여행 일정에는 현지 공관, 한인 단체장은 물론, 이번 사건의 경우처럼 한인 경영 여행사와 식당 및 유흥업소에 이르기 까지 현지 한인들이 이런 저런 형태로 끼게 되어 있다.

그간 많은 한국의 국회의원. 중앙 공무원,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 민간 단체장들이 호주에도 다녀갔다. 과거 공관이 마련한 국회의원들과의 저녁 식사에 몇 번 참여한 적이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그 분위기를 좀 안다. 주먹을 쓰는 어처구니없는 불상사는 안 일어났으나 한마디로 이분들이 뭘 알고 배우려고 나온 건지 의아스러웠다. 고국에 대한 어떤 지적을 하면 “대한민국은 잘되고 있습니다”가 기껏 응답이었다. 그리고는 다음날은 뉴질랜드로 떠난다. 나들이 관광으로 나왔다는 건가.

보도에 따르면 이번 예천의 시찰단도 당초 여행 스케줄에 들어있는 미국과 캐나다의 그럴 듯한 기관과 단체 방문은 그대로 이뤄지지 안 했다는 것이다.

그 흔한 자매결연의 명분으로 나오는 출장, 여러 해외 한인사회 지원 사업을 주관하는 고국 정부 부처마다 내보내는 시찰단이 모두 공금 출장이지만 과연 이게 돈 값을 하는 것인지 까다롭게 따져 보는 사람이 없다.

혈세는 피를 짜내어 걷어낸 세금이라는 뜻인데 그건 말 뿐 공직사회의 풍토는 좋은 자리에 있을 때 눈먼 돈을 많이 챙기자는 것 아닌가.

혈세라니? 우리대로의 정부가 없고 세금을 걷지 못하는 해외 한인사회에 무슨 소리인가 할 수 있다. 그러나 고국의 재외동포정책의 이름으로 쓰이는 예산도 역시 혈세다. 년 1천억원은 되지 않을까 한다. 이 분야 1차 담당 기구인 재외동포재단 하나의 1년 예산이 몇 년 전 기준으로 500억원이었으니까 그 외 각 중앙 부처별로 추진하는 여러 사업과 무슨 무슨 세계한인대회라고 해외 한인들을 서울로 불러들여 하는 행사를 생각하면 그렇다.

년 1천억은 좀 과장일 수 있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 보고에 따르면 해외에 산재한 교포매체가 336개지만 어느 매체도 이런 중요한 사항을 분석해서 보도 한 적이 없으니 깜깜 속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행사나 사업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동포들도 그게 혈세 가치를 하는 건지, 국가 전체와 현지 동포 사회의 이익에 더 잘 맞는 사업은 없을까 생각해봐야 하는 데 전혀 아니다. 보도를 보고 알게 되는 대로 대부분 그런 사업들이 과거나 지금 매 정권의 정권 홍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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