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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의 눈물’이 언젠가는 ‘연변​의 환호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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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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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 조글로 기자]

스웨덴의 항구도시 말뫼에 있는 코쿰스 조선사(造船社)는 20세기 세계 조선산업을 주무르던 굴지의 기업이었다. 높이 140m에 달하는 코쿰스사의 초대형 크레인은 스웨덴 조선산업의 위상을 자랑했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았던 스웨덴의 조선산업은 한국과의 경쟁에서 역전 당하면서 코쿰스사는 1986년에 도산했다. 결국 2002년에 막대한 해체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대형 크레인을 한국의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파는 수모를 당했다.

말뫼의 상징이었던 대형 크레인이 해체되어 한국의 울산조선소로 향하던 날 스웨덴의 TV방송사들은 일제히 장송곡을 내보내면서 “말뫼가 울었다”고 크게 보도했다. 크레인을 해체하는 현장에는 수많은 말뫼의 시민들이 나와 통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가슴을 두드렸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말뫼의 눈물’이다.

지난 2월 26일 오후 연변축구팀을 해체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뉴스가 터졌다. 이로써 1955년에 창단해 조선족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연변축구는 64년 만에 공중분해 됐다. ‘설마’하며 요행을 바랐는데 ‘아차!’하며 가슴을 쥐어뜯어야 했다. 연변은 암연히 눈물을 흘릴 게 아니라 차라리 통곡해야 했다. 예루살렘에는 그래도 ‘통곡의 벽’이라는 게 있어 가슴을 두드리며 통곡할 수 있지만 우리는 어디로 가서 통곡해야 한단 말인가!

연변팀이 2000년에 저장성으로 팔려 갈 때 우리는 쓰디쓴 분노의 눈물을 삼켰다. 그러나 2019년 연변팀이 해체될 때 우리는 찐득한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한때 하늘은 우리를 돕는 듯 했다. 연변팀이 2014년 을급팀으로 강등했을 때 앞길이 묘연했다. 그러나 하늘의 뜻이었던가, 산시오주축구팀의 자격취소로 연변팀은 2015년 갑급리그로 운 좋게 복귀했다. 훌륭한 감독을 만났고 열혈의 축구팬들을 등에 업으며 천시, 지리, 인화의 삼위일체를 이루면서 갑급리그 1위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중국슈퍼리그에 당당하게 진출하게 됐다. 또한 2016년 슈퍼리그에서는 우리 민족 특유의 투혼과 불굴의 정신으로 내로라하는 강팀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었다.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지만 그 흐름은 되풀이 된다”고 마크 투웬이 말했던가. 2015년에 연변팀의 ‘제물’이 되었던 산시 소속 축구팀이 이번에는 연변팀의 해체로 갑급팀으로 승격하게 됐으니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연변의 한 스포츠 전문가는 “연변팀의 해체는 연변부덕축구구락부의 부실한 경영관리와 건전하지 못한 재무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천만지당하다. 그러나 파산의 원인은 다만 이것뿐이었겠는가.

통한의 눈물을 흘렸던 말뫼는 그 후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활력을 잃어 삭막하던 말뫼시는 재생기능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변신을 시도했다. 버려진 조선소와 공장부지에 지식산업체를 유치하여 친환경도시로 재탄생했다. 2007년 유럽환경계획은 말뫼시를 북유럽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했다. 말뫼가 통한의 눈물을 흘린 지 꼭 5년만이다. ‘말뫼의 눈물’이 드디어 ‘말뫼의 기쁨’으로 전환한 것이다. ‘말뫼의 눈물’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굳센 의지와 드팀없는 노력이 있다면 재기는 필연이다.

연변축구가 재기를 하려면 우선 정부와 해당 부문 지도간부들의 강력한 지지와 일관된 관심이 있어야 한다. 연변축구에 대해 오불관언(吾不关焉)이 아닌 연변축구에 운명을 거는 격정 있는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연변축구는 연변은 물론 국내외에 있는 전체 조선족들의 최대의 관심사이며 우리 조선족의 자존심이다.

탄탄한 경제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한때 연변팀이 반짝 호황기를 누릴 때 ‘금원축구’ 저리 가라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경제시대에 그래도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 경제력이 약하면 유능한 축구외교가라도 있어 긴 세월 꾸준히 후원하는 건실한 후원자를 찾으면 더없이 아름다운 일이겠으나 허구한 날 땜질식으로 일처리하면 언젠가는 파멸을 자초할 것이다. 튼튼한 후원자도 못 찾고 지방의 경제력도 보장이 없으면 뭘 믿고 하겠는가. 갑급, 슈퍼리그 팀으로 다시 승격한다 해도 역시 똑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축구의 불씨를 살리려고 사회 각 계층에서 여러모로 애를 바득바득 써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가 그나마 위안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연변해란강축구팀의 결성이다. 재속에 남은 한 점의 불꽃과 같다. 이 한 점의 불꽃이 영원한 불길로 타오르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연변축구의 맥을 이어가려고 애를 쓰는 우리 해란강축구팀 용사들이 비장하게 느껴진다. 용사들의 건투를 간절히 바라며 건승을 두 손 모아 빈다.

‘말뫼의 눈물’이 ‘말뫼의 기쁨’으로 변했듯이 ‘연변의 눈물’이 ‘연변의 기쁨’으로, 연변의 ‘통곡’이 ‘연변의 환호성’으로 되돌아오는 날이 필연 도래할 것이다. 축구풍토가 비옥한 연변의 대지를 품으로 삼고 그 흐름을 멈추지 않는 해란강을 젖줄로 삼는다면 연변축구는 기필코 튼튼하게 성장할 것이다. 빼앗긴 나라도 되찾을라니 축구의 뿌리가 깊고 우수한 축구유전자를 가진 우리 민족이 자기의 축구가 무너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것 같은가. 하늘에서 태양이 비추고 이 땅에 꽃이 피며 우리가 숨 쉬고 있는 한 연변축구는 언젠가는 다시 부활할 것이다!
두고 보거라, 우리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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