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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특권의 기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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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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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 논설고문]

전두환이 집권한 그해 늦가을 논산훈련소에 들어갔다. 일요일은 훈련이 없다기에 쉬는 줄 알았는데 웬걸 온갖 잡일을 다 시켰다. 이 눈치 저 눈치 끝에 잡일을 피할 방법을 찾아냈다. 훈련소는 신자들을 집합시킨 뒤 인근 교회나 절에 보내주었다. 그런 데서는 간섭받지 않고 쉴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교회로 가는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교회에서 한순간도 쉬지 못했다. 기도하고 찬송하고 앉고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멀쩡해 보이던 훈련병들이 느닷없이 소리지르고 울고불고 난리였다. 난생처음 가본 교회 풍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 놀라운 일은 또 있었다. 누군가 모자를 돌렸고, 사람들은 무언가를 그곳에 넣었다. 일당으로 받은 쿠폰. 훈련병 주머니에는 그것밖에 없었다. 매점에서 과자 부스러기를 겨우 사먹을 수 있을 정도의 하찮은 것이었지만, 훈련병에게는 유일한 낙이었던 쿠폰. 교회가 저 헐벗은 자들의 마지막 양식까지 빼앗다니! 나는 다시 일요일 잡일을 선택했다.

군사정권이 자유권을 박탈하면서도, 종교활동만은 보장한 이유가 있다. 반공이 곧 선이던 시절,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 독재를 은폐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종교의 자유가 독재의 알리바이로 동원된 것이다. 말하자면, 종교의 자유는 다른 자유권을 박탈당한 대가였다. 그런 거래가 가능했던 것은 종교가 대체로 세속 권력에 협력했기 때문이다. 독일 나치 시절 로마교황청, 일제·군사정권 때의 불교·기독교가 그랬다. 그런 사정을 감안하면, 협력의 대가로 한국 종교집단이 오랫동안 세금을 내지 않는, 특권을 누린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지난 5일 국회 본회의 상정이 보류되기는 했지만, 종교인 퇴직금 과세를 완화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한국에서 종교인 기득권이 얼마나 공고한지 말해준다.

일부에서는 한국 기독교가 사회에 공헌한 점도 있으니 기독교 전체를 비판할 일이 아니라고 반론한다. 물론 기독교인 가운데 독재에 항거한 이도 있고, 선의를 베푼 이도 있다. 그러나 일부의 행동을 소속 집단 전체의 속성에 기인하는 거라고 주장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다. 전두환 정권이 일부 타당한 일을 했다고 정통성 있는 정권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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