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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인종차별, 그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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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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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수 / 심리상담사

   
 

“뉴질랜드는 염 병할 인종차별 국가입니다. (New Zealand is racist as f***)”. 영화 토르(Thor)를 연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뉴질랜드출신 영화감독 Taika Waititi가 몇해전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마오리출신인 그가 어린 시절 받은 상처를 짐작케 한다. 많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조국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고 비난했지만, 한편에서는 뉴질랜드의 인종차별주의 (racism)에 대해서 진지하게 반성하자는 자성의 소리도 나왔다.

이민자로 살아가시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뉴질랜드는 인종차별 국가인가? 뉴질랜드 사람들은 인종차별주의자인가?

뉴질랜드 국민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테러가 발생한지도 한달이 지났다. 전 세계에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나라라고 자부하던 이 땅에서 50명의 무고한 인명을 앗아간 반인륜적 테러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믿기지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적 비극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성숙한 자세로 화합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뉴질랜드에 희망이 있음을 본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다양성을 존중하는 뉴질랜드의 사회적 전통이 더욱 공고해 지기를 응원하고 싶다.

인종차별과 관련한 뉴질랜드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자.

19세기 중반 이 땅의 주인 마오리 (Tangata Whenua)와 영국식민주의자 백인 (Pakeha)이 서명한 와이탕기 조약이 뉴질랜드 건국의 기초가 되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영국식민주의자들과 토착원주민과의 협정이라는 자랑스런 역사에도 불구하고 영국인들이 이 땅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마오리들이 희생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오리뿐이랴. 1944년까지 뉴질랜드정부는 중국인들에게 인두세를 부과했다. 광부로서 영국인들과 비슷한 시기에 정착했던 그들이지만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오랜 세월 세금에 차별을 받았던 것이었다. 2002년 뉴질랜드 정부는 중국 커뮤니티에 과거의 인종차별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를 했다.

뉴질랜드에서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시민의식이 크게 분출된 계기는 198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럭비국가대표팀이 뉴질랜드 도시를 순회하며 올블랙과 펼치는 경기 시리즈를 통해서였다. 당시 남아공 백인정부의 흑인차별정책 아파르타이트 (Apartheid)에 항의하는 뉴질랜드 시위대의 극렬한 시위로 해밀턴 경기는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과격한 시위대는 오클랜드의 마지막 경기에서 경비행기를 띄워 경기를 방해하고 경기장 그라운드에 폭탄까지 설치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까지 서슴치 않았다.

당시 뉴질랜드 여론을 극명하게 갈라놓았던 이 사건을 거치면서 마오리 민족주의자, 페미니스트, 성소수자 등 차별받는 그룹들이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뉴질랜드는 이러한 역사적 사건의 교훈을 통해 90년대에 이르러서 Human Rights Acts 1993를 제정하고 모든 형태의 차별적 발언과 행위들을 법적으로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2019년 현재 뉴질랜드에서 인종차별은 영원히 사라졌을까? 불행하게도 크라이스트처치 테러사건을 통해서 뉴질랜드내 인종차별주의의 악령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종차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은 인종차별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이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느꼈을 때 반드시 이를 항의하고 정식 경로를 통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조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국가기관인 인권위원회(Human Rights commission)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도 통역을 통해서 얼마든지 자신의 주장을 전달할 수 있다.

인종차별을 받았음에도 이를 애써 무시하고 회피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자존감을 포기하는 사람이 된다. 차별을 받아도 마땅한 하잘것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인종차별은 개인의 차원을 넘는 문제이며, 우리의 미래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양심있는 사람들과 연대해서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색과 인종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차별을 받는 암울한 세상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독자여러분께 당부하는 말씀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인종과 문화, 종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배척하고 있지는 않은가. 인종차별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언제든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늘 자신을 되돌아보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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