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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인종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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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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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호 / 대구대 역사교육과 교수

"아프리카 흑인 출입금지라니…" "백인 미군 아이는 `OK` 아프리카 난민 아이는 `NO`"

   
 

위 글은 신문기사 제목입니다. 혹시 미국 남부 이야기냐고요? 아닙니다. 이태원 선술집(pub)과 동두천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다른 기사를 찾아보니 아프리카 출신 난민 미셸(17)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한국말을 곧잘 하는 이 소녀는 학교에서 "너의 나라로 돌아가" "이 흑돼지야"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니?"라는 말 때문에 아주 슬펐고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제가 독일 유학 당시 가끔 들었던 말이 "너희 나라로 돌아가" "외국인은 나가"였습니다. 때로는 "찢어진 눈"이라는 조롱도 당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독일 극우파를 모방한 듯 `증오하는 인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처럼 `은밀한 인종주의`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이미 구한말에 여러 근대 문물과 함께 서양의 인종주의가 수입됐습니다. 백인종을 황인종보다 우월한 인간으로 보는 교과서가 등장했고, 독립신문 사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아프리카 인종`과 `아메리카 인종`을 인류에 속하지 못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후 백인종-황인종-흑인종 순의 위계 서열은 자연스럽게 우리 시선을 각인시켰습니다. 서양인의 시선으로 나와 너, 나아가 세계를 보게 된 것이죠.

친일부역자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에서 알 수 있듯이 유전적 자질이 뛰어난 엘리트층을 배양해 이들이 지배하는 인종 위계 사회를 만들자는 인종 개량 사상도 일찍이 들어왔습니다. 여기에는 선천적 자질이 떨어지는 자는 노동 계급으로 만들고, 생물학적·도덕적 부적격자는 솎아 내어 건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는 생각도 포함됩니다.

"열심히 공부하면 배우자 얼굴이 바뀐다." "장애아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진다." "동성애자는 에이즈를 퍼뜨린다." "조선족, 이슬람 난민, 홍어는 범죄자, 사기꾼."

우리 일상을 떠도는 말입니다. 당신이 혹시 알코올중독자, 흡연자, 게임중독자라면 조심하십시오. 언제 생물학적·도덕적 `적`으로 찍힐지 모릅니다. 참고로 아돌프 히틀러는 흡연자를 증오해 세계 최초로 금연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독일 베를린대를 세운 빌헬름 폰 훔볼트는 문명·문화의 척도를 `인간성의 구현`에서 찾았습니다. 그는 문명·문화가 발전할수록 그 사회는 휴머니즘이 성숙한다고 했습니다. 혹시 그가 우리나라 전통 풍속을 염두에 뒀던 것일까요? 구한말 한국에 온 미국인 선교사 헨리 거하드 아펜젤러는 한국인이 자신의 살림이 거덜 날 때까지 나그네, 이웃, 친지를 돕는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합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백범 김구가 `나의 소원`에서 밝힌 이 말은 우리 전통 미풍양속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 우리가 이제 `가짜 난민` 선동에 현혹되고 있습니다. 더욱 부끄러운 것은 한국 난민수용률은 국제적 기준에서 볼 때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2010~2017년 난민인정자는 모두 472명에 불과합니다. 이들이 무슬림이라고요? 아닙니다.

중국 출신이 가장 많습니다. 이 중 이슬람 중동 국가 출신은 "종교적 사유(기독교 개종) 등이 주된 사유임"이라고 `e-나라지표`는 밝히고 있습니다. 참, `불법체류자`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고요? 그런데 한국인이 일본 내 불법체류자 중 1위, 미국 내 불법체류자 중 10위 안에 들어가는 것은 아시죠? 독일 극우파가 시위를 할 때는 항상 비판적 시민들이 맞불시위를 합니다. 그들은 이렇게 외칩니다. "모든 사람은 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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