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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은 백수 입니다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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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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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숙 / 부국장

"내 아들은 백수 입니다. 그런데도 결혼까지 마다 않은 우리 며늘아기가 오늘, 눈부시게 예쁩니다. 물질만능이 지배하는 세상, 사랑이 밥 먹여주냐고 하지만, 얘들은 분명 잘 살아낼 겁니다. (중략) 평범하지만 소박한 가정을 이뤘고, 사실 그게 저의 '아메리칸 드림'이었습니다. 저는 '꿈★'을 이뤄 행복한 사람입니다."

지난주 초대받아 찾아간 한 지인의 결혼식장에 울려 퍼진 신랑 아버지의 하객을 향한 인사말.

4월을 일컬어 잔인한 달이라고 하지만, 미국의 5~6월은 더 잔인한 달이 아닐까 한다. 계절의 여왕인 5월, 여름의 초입으로 들어서는 6월, 찬란한 태양을 등에 업고, 새 출발을 하는 새내기 졸업·취업생, 새내기 신랑·신부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얼핏 보면 모든 것들이 생동감 있게 돌아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상대적 박탈감에 한숨 쉬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남들은 다 졸업하고 취직이 됐는데, 남들은 다 시집·장가 가고 잘 사는데…. 나만 왜?

상실감이 지나쳐 우울 무력증에 빠진 이들이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경우가 요즘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료에 따르면 자살률이 꾸준히 늘어 지난 2016년에는 미국 전체에서 자살한 이들의 숫자가 4만5000명에 달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OECD 회원국 중 여전히 자살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불행감, 낮은 자존감, 상대적 박탈감이 낳은 결과다.

한인 이민자들에게 "미국에 왜 왔느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자식 교육을 위해, 돈 좀 많이 벌어 미국에서 떵떵거리고 잘살기 위해, 다시 말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이를 위해 한인 부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무조건 자녀들을 명문대학에 보내려고 기를 쓴다. 때론 무리수를 뒀다가 낭패를 본 일부 한인 부모들도 만났고, 일확천금을 노리다가 파산을 한 경우도 여럿 봤다.

기쁘게 사는 거, 행복하게 사는 거, 평범한 가정을 일구며 사는 것이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맥스 루케이도 목사는 '행복'과 '소망'의 부재가 청년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살아가는 이유가 지나치게 세속화 된 오늘, 돈과 권력 명예욕이 괴물처럼 또아리를 틀고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남들보다 덜 가진 나는 오늘, 살아갈 의미를 잃고 불행하다.

이런 작금의 세태, 결혼식장에서 만인들 앞에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백수인 아들한테 장가든 예쁜 며느리도 있다"며 큰소리칠 수 있다면 그게 누가 됐는지, 분명 행복한 사람이고, 아메리칸 드림의 소박한 꿈을 이룬 것임에는 틀림없다.

스스로에게도 한번 물어본다. 과연 나의 아메리칸 드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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