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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충돌 어디까지 갈 것인가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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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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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각수 /객원 논설위원·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주일대사

   
 

최근 미국과 중국은 무역에서 기술로 나아가 지정학적으로 대결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17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중국을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수정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종래 `경쟁과 협력`의 대중 관계를 `경쟁` 관계로 전환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초 미국과의 신형 대국관계 제안을 통해 태평양을 공유하자고 함으로써 동아시아에서 세력권 구축을 꾀하였으나 미국이 거부함으로써 무산됐다. 특히 10대 미래 핵심산업을 2025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중국제조 2025`는 미국의 강한 대응을 불러일으켜 무역·기술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 공세는 민수뿐만 아니라 군사 분야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는 5G에서 중국의 세계 지배를 막겠다는 강한 의지의 발로다. 차제에 중국의 무역 행태를 바로잡겠다는 미국에 대해 국내 정치상 굴복으로 비치는 양보를 할 수 없는 중국이 반발하면서 대립 전선은 대만, 남중국해, 동중국해, 홍콩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사정으로 무역문제에 일정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사회 전체가 보수·진보 구분 없이 중국을 패권 도전국으로 간주해 다양한 차원에서 견제에 들어갔다고 보아야 한다.

중국이 패권국이 되기에는 여러 측면에서 미국보다 불리하다. 첫째, 지리적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에 의해 세계와 바로 연결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일본열도,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도서국가에 의해 막혀 있어 대양 진출에 어려움이 크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내해화·군사화에 몰두하고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통해 서태평양에서의 제해권을 확보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둘째, 군사력 차원에서도 미국은 압도적이며 국방비는 세계 2~6위 국가의 합계에 필적한다. 핵무기, 정밀유도무기를 통해 1·2차 상쇄전략(offset strategy)을 구사했던 미국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드론, 로봇, 레이저무기 등 새로운 군사기술을 이용한 3차 상쇄전략을 통해 군사기술 격차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셋째, 에너지 면에서도 미국은 셰일 개발로 세계 제1위 석유생산국이 되어 자립적이 된 반면, 중국은 중동·아프리카·중남미에서 다량의 석유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해로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넷째, 금융에서도 미국은 달러가 기축통화로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반면, 중국의 위안화는 아직 국제화 초보 단계에 머물고 있다. 다섯째, 동맹에서도 미국은 70여 개국과 동맹·연합 관계를 구축해 광범위한 세계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반면, 중국은 북한·파키스탄 외에는 전략적 협력관계 수준이다. 일대일로 정책으로 유라시아·아프리카에 교두보 구축을 꾀하고 있지만, 과도한 채무 증가에 따른 경제 부담, 중국화 위험 등 수원국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여섯째, 소프트웨어에서도 중국은 아직 미국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아직 중진국 트랩을 벗어나지 못했다. 실질 국민총생산은 미국을 따라 잡았지만 경제성장 기간이 짧아 국부 축적에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1870년대 초 영국 경제를 추월한 미국이 실제 패권을 넘겨받은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라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미·중 대결이 신냉전의 시작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냉전기의 미·소 관계와 달리 미·중 관계는 상호 의존도가 높고, 이념 대립의 성격이 약하며, 블록 대결이 존재하지 않고 대결이 주로 동아시아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냉전으로 규정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중국이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은 초보 단계다. 전체적으로 유일초강대국 미국이 주도하던 단극질서가 2010년대 초를 경계로 미국 주도하 다극질서로 변모해가는 과정에서 미·중 대결이 구조화되는 `차가운 평화(cold peace)`의 단계라 함이 적절할 것이다. 물론 우발적 충돌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북핵 문제를 안고 있는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미·중 대결의 향배는 양국의 경제 활력, 사회 응집력, 통치 효율성, 동맹 관리, 인구동향 등 여러 변수에 의존하겠지만 장기전 양상이 될 것이다. 안보와 경제 면에서 양국에 달리 의존해 지정학 단층대에 있는 우리에게 복잡하고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고 있다. 우리 나름의 우선순위를 가지고 최대한 전략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양자택일의 상황을 피해가야 한다. 전체 국면 동향을 잘 살피면서 구체적인 사안별로 우리 국익·가치에 맞고 원칙에 충실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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