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7.19 금 16:36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본국지논단
국가빚 폭증…소득성장 폐기 급하다
문화일보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7.11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이정희 /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정부의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국세 수입은 139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0조7000억 원보다 1조2000억 원 줄었으며, 같은 기간 지출액은 235조 원으로 29조6000억 원 늘었다. 이에 따라 채무는 685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3조6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와 여당, 재정정책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는 뻔한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와 국책 연구기관들은 재계산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8.2%에서 35.9%로 낮아진 점을 들어 재정을 풀 여력이 충분하므로 채무 증가는 큰 문제 아니라며 오히려 정부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재부 관계자도 예산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 탓에 일시적으로 재정적자가 증가했다며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재정적자의 증가와 국가채무의 증가는 그 자체가 문제의 증상일 뿐 아니라, 그 저변의 경제정책과 재정정책의 방향성에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먼저, 채무 수준과 재정 여력(fiscal space)을 살펴보자. 국가채무 비율을 보수적으로 40% 수준으로 보든, 완화적으로 60% 정도로 보든 이게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빚의 최대치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는 재정 여력이라는 것도 한정된 재원으로 사회적으로 가장 필요한 부문에,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활용해야 하는 재원임을 의미한다. 지금 써 버리면 경제위기 같은 경우에 속수무책 상황이 된다. 지금 재정적자와 채무 증가의 주요인인 다양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과연 이러한 중요한 재원인 재정 여력을 소진할 정도로 중요한 정책이며, 내세우고 있는 성과를 과연 내고 있는가?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재정 여력만 낭비하면서 성장은커녕 소득 증가조차도 못 하는 게 사실 아닌가.

다음으로, 현 정부가 추구하는 추경과 재정확대 방향성이 과연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기반이 되는 내용의 지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단기적으로 정부 지출의 확대가 성장률을 약간 향상시킬 수는 있고 정치적인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지출 내용을 보면 중장기적 구조조정과 성장잠재력 향상에는 도움되기 어렵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추경안의 프로그램들은 상당수가 본예산 심사 과정에서 걸러진 사업의 재탕이며, 본예산의 변화를 봐도 미래 지향적 사업의 비중은 줄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과감히 폐기하고 성장잠재력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하지 않는 이상 재정 확대는 낭비만 초래할 뿐이다.

끝으로, 재정적자와 채무 증가는 총량뿐 아니라 이에 따른 이자 비용이 중요한 재정위험(fiscal risk)의 원인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매년 약 20조 원에 이르는 채무 이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한 해 연구·개발(R&D) 전체 예산(약 18조 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액(약 17조 원)보다도 큰 규모다. 보통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부유한 채권자에게 지급한다는 점에서 역진적일 뿐만 아니라, 해외 채권자에 전달돼 국부(國富) 유출이기도 하다. 전세대가 함부로 쓴 예산 때문에 후세대가 막대한 이자 비용을 지출한다는 사실, 현금 흐름의 제약에 따라 재정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110-888 서울시 종로구 종로 19 B동 1118호 (종로1가, 르메이에르종로타운)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정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