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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한인사회에도 퍼지는 日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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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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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 / 기자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두 나라의 갈등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 내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 최근 한국 성인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4.6%가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참여 의향자들까지 더하면 66%에 달한다. 바야흐로 한국에서는 일본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들이 금기시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베트남 교민사회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각종 단체톡방과 베트남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본 제품을 사지말자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본 문화가 여러 분야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베트남에서 한인사회의 일본 불매운동은 현지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하노이에 위치한 한 한국 이발소는 이색적인 이벤트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베트남으로 여행을 온 고객들에게 50% 할인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증거서류 제출이 조건이다.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할인도 받으라는 광고 문구를 내건 일종의 ‘애국 마케팅’인 셈이다.

베트남에는 일본계 식당들이 적지 않다. 특히 한인타운이 위치한 7군 푸미흥 지역 일본식당들은 불매운동에 특히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푸미흥의 한 일본라멘 식당 매니저는 “한국 손님은 전체의 15~20% 정도였는데 최근 10일 사이에 눈에 띌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베한타임즈는 지난 17일 한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7군에 위치한 일본 우동집을 찾았다. 당시 점심시간이었는데 평소 같으면 한국 고객들이 최소 서너 테이블 정도는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이날은 한인 손님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곳의 사장은 최근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식당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 관련된 언급을 꺼렸다.

호치민시 교민 조남운씨는 “예전에 무심코 가던 일본식당도 요즘에는 시국 탓인지 가기가 꺼려진다. 어린 아들도 일본 제품을 쓰지 않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교민 A씨는 한 베트남 관련 커뮤니티에 ‘일본 자동차를 사지말자’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베트남에 진출한 많은 한국회사들이 업무용 차량으로 일본차를 구입하거나 렌트하는데, 이 기회에 국산차를 이용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이 글을 본 일부 한인들은 A씨의 제안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이었다.

호치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B씨는 “한국에 있는 파트너에 따르면 일본 여행 취소가 잇따르면서 동남아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하더라. 곧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 베트남 여행객 증가를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중해야 할 불매운동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불매운동이 자칫 한인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한인 사업가 C씨는 “베트남에서 일본제품을 유통하거나 일본식 식당을 운영하는 한인들도 있다. 일본말이 들어가면 무조건 사지말자는 무차별적 불매운동은 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한인들이 힘들어 질 수 있다”라며 “일본이 괘씸한 것은 맞지만 그로인해 같은 한국인이 유탄을 맞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호치민시에서 렌터카회사를 운영하는 D씨는 일본차 불매운동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AS 및 서비스, 중고차 가격 등을 고려해 일본차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데, 한인사회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확대된다면 우리 입장에서 타격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에서 하는 불매운동에 대해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단순히 일본 제품 보이콧이라지만, 해당 제품이 베트남의 유통 시스템을 거쳐 베트남 시장에 들어왔다면 더 이상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불매운동이 현지 시장을 왜곡하고 피해를 준다면 한인들의 행위가 베트남 사회에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

최근의 불매운동이 너무 감정적으로 치닫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일본정부의 일방적인 경제 보복 정책을 비판하고 항의하기 위해 시작된 불매운동의 본래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일본 브랜드와 제품 정보를 공유해 불매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웹페이지 '노노재팬' 개발자 김병규씨는 “지금의 운동이 왜 시작됐고 어떤 걸 말하고 싶은 건지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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