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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민으로 얼굴 가린 인종주의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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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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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 시민참여센터 대표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나라이다. 초기 이민자들은 주로 서유럽과 북유럽에서 온 백인들이었고, 여기에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이 주요 구성원이었다. 그리고 후발 주자로 동유럽과 남유럽 이주자들이 대규모로 미국 땅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붙여진 이름이 이민자들이었다. 그 이전 초기 이주자들이 올 때는 각 집단들이 아무데나 정착을 해서 자체적인 타운을 형성하여 독립적인 자치를 하였는데, 독립정부가 세워진 후 미국으로 오는 사람들은 모두 이민자 신분으로 서류작업을 거쳐야 했다.

그러면서 원래 미국 땅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끊임없이 토벌, 거의 800만명을 학살하였다. 지금도 원주민들은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 대부분 살고 있다. 여전히 보호구역 밖으로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보호구역을 벗어나 치열한 경쟁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가려 하지만 그들의 역사가 송두리째 뿌리까지 뽑혀버렸고 또 여전히 소규모 부족집단으로 존재하고 있는 관계로 원주민의 정체성을 함께 공유하지 못하면서 각 부족들이 고립되어 살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경제를 돌리는 돈을 찍어내고 관리하는 세계화폐를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관리할 수 있는 통신망과, 하늘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수만 개의 인공위성으로 사실상 전 세계를 다스리고 있다. 이런 미국의 저력은 바로 전 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이민자들의 다양한 지식과 에너지를 하나로 집중할 수 있는 제도와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미국의 제도와 능력이 그저 갖추어진 것은 아니다. 미국에 먼저 자리를 잡은 이주자들은 자신들이 하기 싫은 일들을 시킬 노동력이 필요할 때마다 전 세계에서 이민자들을 불러와서 일을 시키고서는 늘 차별하였다. 그리고 정치인들도 시민들의 불만이 있을 때마다 만만한 이민자들을 문제 삼아서 정치적인 희생물로 삼았다.

후발 이민자였던 아이리시, 이탈리안, 유대인 이민자들의 애환을 담은 영화와 공연 그리고 많은 문학작품들을 통해서 그들이 얼마나 설움을 받았는지가 잘 알려져 있다. 늘 이방인이었고, 2등 국민이었던 그들은 진정한 미국시민이 되기 위해서 자기 커뮤니티의 힘을 강화하고 자신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들에 대한 교육열도 높았다.

그러다가 아시아와 중남미 이민자들이 미국에 대거 이민을 오자 2등이었던 이들의 지위가 어느새 1등 시민의 지위로 올라가고, 그 자리를 후발 이민자인 아시안과 히스패닉이 차지하게 되었다. 미국의 역사는 이민자들의 역사이고, 그들이 미국의 진정한 시민의 지위로 올라가는 제도를 만들고 강화하고 그들의 능력을 발휘하는 과정의 역사였다.

그러나 지금의 시기는 역사의 무덤 속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했던 인종주의의 유령이 부활하여 반이민 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 문제다. 역사의 경험에서 우린 인종주의가 얼마나 반인류적인 범죄 행위를 하였고 인류를 파괴했는지 잘 알고 있다.

인종주의 파시즘을 반대하는 선봉장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생명을 바쳐서 2차 세계대전의 종지부를 찍은 미국에 인종주의 파시즘의 유령을 무덤에서 꺼내고 있는 세력들이 있다. 그와 함께 미국의 헌법을 떠받치고 있는 미국의 가치인 자유와 평등, 반인종주의 그리고 인권이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다. 우린 지금 반이민의 탈을 쓴 인종주의의 광기를 더욱더 두렵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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