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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조차 비판 확산하는 '소녀상 전시중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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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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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전시중단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조차 거세다. 편협하고 퇴행적인 아베 신조 내각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소녀상이 출품된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일본 최대의 국제예술제다. 올해가 4회째로 3년마다 열리는 이 예술제는 미술은 물론이고 댄스와 연극 등 무대공연과 영상까지 세계 최첨단의 현대 예술을 소개한다. 문화·예술은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침해돼서는 안 되는 불가침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특히 예술제는 제도권에서 다루지 못하는 갈등을 다양한 시각에서 담아내는 그릇이기도 하다. 그런 예술제에서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일이 버젓이 벌어졌으니 일본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공분을 살 만도 하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인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는 개막 3일째 되는 날인 지난 3일 전격 중단됐다. 일본 우익의 눈엣가시 같은 소녀상 전시가 주된 이유였다.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물론 역사 왜곡을 일삼는 아베 정권으로서도 마주 하고 싶지 않은 '역사적 진실'이었을 것이다. 이 기획전에는 소녀상 말고도 일본의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조항을 주제로 노래한 전통 시가,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히로히토 전 일본 왕의 초상화가 불태워지는 영상작품 등도 전시됐다고 한다.

전시중단 조치에 트리엔날레 기획자와 참여작가를 비롯한 문화예술계의 비판 성명이 잇따랐다. 예술제에 참여한 세계 각국의 작가 72명은 성명에서 "일부 정치가에 의한 전시, 상영, 공연에 대한 폭력적 개입과 (전시장) 폐쇄로 몰아세우는 협박과 공갈에 우리들은 강하게 반대해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 연대 성명에는 소녀상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자신의 작품 전시마저 거부한 한국 작가와 일본, 서구의 현대 미술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일본극작가협회는 "헌법이 금지한 검열이 실질적으로 부활한 것이며 민주주의의 위기다"고 진단했다. 언론도 날 선 비판의 글을 쏟아냈다. 아사히신문은 6일 자 사설에서 "사람들이 의견을 부딪치면서 사회를 보다 좋게 만들게 하는 행위를 근저에서 떠받치는 '표현의 자유'가 크게 상처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자신들과 의견이 다른 언론이나 표현을 테러나 다름없는 폭력으로 배제하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도쿄신문 역시 "'표현의 부자유'를 상징하는 무서운 사태"라고 규정했다.

일본 문화예술계와 언론이 지적한 대로 소녀상 전시 중단은 '전후 일본 최대의 검열 사건'이다. 또한 자국 헌법은 물론이고 각종 국제협약이나 권고에 배치되는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이다. 전 세계 예술인과 여성주의 운동가들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려 '소녀상 되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집권 세력이 압력을 행사해 전격적으로 시행된 전시 중단이 예술가와 예술제 기획자의 자율성과 명예를 훼손한 행위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베 정부는 국내외의 이러한 비판에 귀 기울이어야 한다. 침략전쟁에 대한 사죄는커녕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검열을 통해 자기 세력을 결집하려는 시도는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자국 내에서조차 용납되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당장 해야 할 일은 소녀상 전시 재개이며 이를 중단시킨 행위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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