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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과 한민족의 신바람 문화
코리아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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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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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수 / 칼럼니스트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원래 독일의 괴테가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고 말한 바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이 말을 입에 담고 살아왔다. 우리가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고 타민족과의 다른 점, 특이한 점들을 발견하여 우리의 끼를 발휘해서 펼치면 충분히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항상 남의 것만 모방하며 따라 간다면 영원히 세계를 재패할 수는 없는 처지가 되고 만다.

9살 소년과 굴렁쇠 하나를 동원해 전 세계 60억 인구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긴장하게 만든 행사가 있었다. 대부분의 이벤트 행사에는 화려한 조명과 음향, 무대 장치, 많은 인원이 동원되기 마련인데 이런 모든 것들이 생략되고 한 소년과 굴렁쇠 하나가 이루어 낸 일이다. 88 서울 올림픽 개막식에서 연출한 이 장면은 한민족의 여백(餘白)의 미와 고요의 미를 조합해 이루어 낸 짜릿한 순간이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완전히 세계를 제압하고 있다. 2018년 한류가 유발한 총 수출액은 100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러나 계량화 할 수 없는 이미지 파급효과 등이 합쳐지면 한민족에겐 엄청난 가치 상승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지난해 한류로 인한 수출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면 생산 유발효과가 19조 8천억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민족을 개념 하는 말로 한(恨)과 흥(興)이 있다. 한은 극한 슬픔이 쌓이고 쌓여서 맺혀 있는 상태를 말하는 점에서 단순한 슬픔이 얼마 동안의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과 다르다. 한은 한 때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말하므로 이 세상에서 풀 수 없는 한처럼 큰 슬픔은 없다. 역사적 침탈과 전쟁, 그리고 가난으로 세상에서는 별로 기억 되지 못하는 민족이었으며 나라의 국민이었다. 그러나 그 나라마저 빼앗기고 일제치하에서 모진 고난을 견디어 오다가 8.15 해방을 맞았으나 조국 분단의 슬픔과 6.25라는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끔찍한 비극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세계에서 최 하위권의 가난한 나라에서 오늘날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뿐만 아니라 산업기술부문, 스포츠부문, 문화부문, 예술부문의 몇 가지 파트에선 세계 제일을 자랑하는 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였다.

이는 한민족에게 잠재되어 있는 흥, 즉 신바람이 표출되어 나타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맺혀 있던 한이 어떤 계기로 신바람으로 나타나면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하는 집단 무의식이 한민족에게 잠재되어 있다. 2002년 축구 월드컵 대회 때 한국 팀이 16강, 8강, 4강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붉은 악마’들의 결집력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붉은 악마들은 배달국 시대의 치우천황 문양을 로고로 사용하였는데 거대한 뿔이 달린 투구를 쓰고 호랑이 같은 눈을 부릅뜨고 전장에 나타나면 중국 군대들은 꼼짝 못하고 도망치기 일쑤였다. 그 치우천황의 위세로 겁에 질려 당시 유럽의 막강한 팀들이 한국에게 패배를 당했을 것이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신바람을 타면 괴력을 발휘하는 힘은 세계에서 최고라는 것이 민족 혼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러한 우리민족의 정신은 아마도 4계절이 뚜렷하고 산과 골짜기가 수려한 국토의 기운을 받아 축적된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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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아리랑 연곡’을 들으며 새삼 그들의 음악 혼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그들은 단순한 K-pop 가수가 아니다. 나라사랑의 정신이 투철하고 인류애를 향한 몸짓이 강렬하며 전 세계로 향한 날개 짓이 경이롭다. 세계 각국 공연마다 수만 명의 관중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춤을 추고 우리말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어떠한 힘이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아리랑은 사랑, 연인과의 이별, 시집살이의 애환, 외세에 맞선 민족의 투쟁 등 민중이 삶의 현장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노랫말에 담았다. 한민족의 민족혼을 계승해주는 대표적인 민요인 것이다. 인류 보편의 주제를 담고 있는 한편 지극히 단순한 곡조와 사설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즉흥적인 편곡과 모방이 가능하고, 함께 부르기가 쉽고, 여러 음악 장르에 수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바로 이러한 점을 간파하고 방탄소년단이 연곡으로 세계인들에게 소개한 것이 대박을 터드린 셈이다. 처지를 한탄하는 슬픔을 띤 가락으로 불리어 질 수도 있는 노래를 외국인들에게 신나는 한마당으로 유도하는 세계화된 노래로 승화시킨 것이다.

2006년 한국정부 설문조사에서 아리랑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가장 널리 불리는 민족의 노래로 선정되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회식 때에는 남한과 북한의 대표 팀이 공동 입장하면서 함께 아리랑을 불렀다. 2002년 월드컵 축구 경기에서는 붉은 악마가 아리랑을 날마다 불렀다. 이처럼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 있는 매 순간에 한민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을 지닌 아리랑은 심금을 울리는 민족의 노래인 것이다. 인간의 창의성, 표현의 자유, 공감에 대한 존중이야말로 아리랑이 지닌 가장 훌륭한 덕목중의 하나이다. 누구라도 새로운 사설을 지어낼 수 있고, 그러한 활동을 통해 아리랑의 지역적, 민족적, 역사적 장르 변주는 계속 늘어나고 문화적 다양성은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 한민족 디아스포라 들이 하나가 되어 소통을 하고 거주국에서 아리랑을 공유함으로서 한민족의 세계화에도 촉진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21세기는 문화의 힘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 구 선생께서도 일찍이 ‘나의 소원’ 이라는 글에서 문화적으로 융성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였다. 그 소망이 방탄소년단을 통해서 꽃피우기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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