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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와 유튜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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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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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 산업1팀 차장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보급을 가장 우려한 건 로마 가톨릭 교회였다.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건 교회의 독점적 권한이었지만, 인쇄술의 발달로 라틴어가 아닌 일반 언어로 성경이 씌어지고 보급됐기 때문이다. 교회의 권위는 실추됐고, 일반인의 지식수준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종교개혁가들조차 우려를 나타냈다. 독일 종교개혁 선구자인 요한 가일러는 “성경을 평신도의 손에 쥐여주는 것은 어린이에게 칼을 줘 딱딱한 빵을 썰게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지식 독점을 타파해야 한다고 믿었던 가일러조차도 지식의 범람을 우려한 것이다.

유튜브의 발달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에 비견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지금까지 거대 미디어가 독점했던 뉴스와 지식의 전파를 대신한다. 청년들은 물론 노년층까지도 전통적인 미디어보다 유튜브에서 지식을 얻는다. 기존 미디어는 권위를 잃는 것을 넘어 비난의 대상이 됐다. 1인 미디어의 발달로 ‘지식의 민주화’는 또 한 번 도약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기존 미디어 이상으로 편향성이 큰 탓이다. 확증 편향적인 1인 미디어의 행태를 두고 ‘야구 편파중계’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현상에 대해 탈(脫) 권위를 넘어 ‘몰(沒) 권위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중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것은 이념적 진영에 상관없이 수익(광고 등) 지향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부상하게 된 건 기존 미디어의 원죄가 크다. 하지만 그들이 ‘창조하는’ 것이 진실이 아니라 ‘가짜 뉴스’라면 그 폐해 역시 경계해야 한다. 몰 권위의 시대에 필요한 건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대중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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