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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흔드는 방위비협상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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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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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원 / 편집상무 겸 세계지식포럼 총괄

   
 

한미방위비협상은 예상했던 대로 간극이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보다 6배나 많은 50억달러(약 6조원)를 요구한 이후 한미협상팀은 처음부터 허공을 찔렀다. 미국은 한국 주둔 비용 외에 동맹방어 비용까지 포함하라고 요구했다. 우리는 한꺼번에 6배나 많이 내라는 것은 과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유럽 주둔군 비용부담률과 비교했을 때도 말이 안 된다는 근거를 들이댔다. 실제로 독일 부담률은 20% 내외이고, 일본은 75%다. 우리나라 부담률은 50%를 넘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일본 수준으로 올린다 해도 1조5000억원이면 족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올해 한국 주둔 비용을 대폭 올려 내년에 있을 일본·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와 협상하는 데 지표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트럼프의 전략은 동북아시아 핵심 동맹국인 한국에 취할 태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를 무작정 피할 수만은 없다. 트럼프에겐 주한미군 철수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과 신형 미사일 체계를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 주둔은 우리 국민의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다.

중동에서 미군이 철수하자 쿠르드족이 터키에 짓밟힌 것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트럼프 정부 내 우리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응했다간 `제2의 애치슨 라인`처럼 한국방어막이 사라질 수 있다.

아직 스스로 지킬 능력이 없는 우리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의 축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벌써 3개월째 온 나라를 흔들고 있는 조국 문제나 내년 4·15총선, 2022년 대통령선거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는 올 초 협상에서 1조3000억원대에 3년간 계약에 합의할 수 있었지만 1조389억원으로 깎으면서 다년 계약을 양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이라면 올 초에 미련한 협상을 한 것이다.

한미 실무협상팀은 현재 합리적인 방법으로 공정하게 결정하자는 원칙에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비용편익분석(Cost and Benefit Analysis)으로 종목 하나하나를 따져보고, 전체 틀 위에서 동맹의 가치도 최대한 계량화해야 한다.

먼저 비용 측면을 보자. 올해 우리나라는 미군기지 내 시설 건설, 군수지원비, 주한미군이 고용하는 한국인 임금 등 명목으로 1조389억원을 분담하고 있다. 미국이 여기에 B52 같은 전략자산 전개 비용과 한미연합훈련 비용을 포함하라고 요구했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전략자산 1회 출격 때 100억원 정도, 10회를 출격한다 해도 연 1000억원 정도밖에 안 된다. 한미연합훈련을 아무리 크게 해봤자 1000억원 미만이다. 여기에다 미국이 원하는 호르무즈해협 등 국제 공동방어 비용을 포함해도 세계 주요 국가들이 분담한다면 얼마 들지 않는다. 특히 한국은 F35를 비롯해 미국산 무기를 3년에 걸쳐 연 40억달러 정도를 사준다. 이 비용까지 포함하면 6조원을 훨씬 넘는다.

그런데도 미국이 한꺼번에 6배를 올리는 것은 너무 과하다. 이는 한국 내 반미 감정을 악화시켜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연합사령관은 "한미 교류를 거래 행위나 계산서로 봐서는 안 된다. 한미동맹을 잘 지키고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은 특히 세계 최대이자 최첨단 시설인 평택기지를 언제든지, 미국 본토 방위비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북한, 중국, 러시아 등 대립하는 국가들의 위협을 언제든지 프런트라인에서 막아낼 수 있는 지역적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이런 혜택이 많은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우리를 압박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주한미군 철수카드로 우리를 흔들어대면 우리 또한 핵 프로그램을 만들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기술로 핵을 개발하는 데 6개월도 안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런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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