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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막…‘기회의 땅’ 잡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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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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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 외에 외교 및 사회적으로도 중요
성과 내면 중요한 치적으로 기억될 것

오늘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막되면서 ‘신남방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외교에 시동이 걸렸다. 동남아 10개국으로 이뤄진 아세안은 우리에겐 어느 곳보다 풍요로운 ‘기회의 땅’이다. 인구 6억5000만 명에 남한의 45배 면적(448만㎢)의 아세안은 연평균 5%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온 역동적인 지역이다. 한국과의 경제 관계는 갈수록 확대돼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로 부상했다. 베트남·싱가포르 등은 부지런한 국민성에다 문화적 이질감도 적어 우리의 핵심 해외투자 대상국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양쪽 지역 간 인적 교류도 놀라운 속도로 늘어 왔다. 가장 인기 있는 휴가지가 된 아세안 국가를 찾는 숫자는 지난해 근 900만 명에 달했으며 한국을 찾은 이 지역 방문객도 250만 명에 근접했다. 경제 분야뿐이 아니다. 아세안은 외교·안보 및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게 됐다. ‘인도-태평양 전략’을 새롭게 들고 나온 미국과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 중인 중국이 세력 확장을 위해 가장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곳이 바로 아세안 지역이다. 국제결혼이 갈수록 흔해지는 세태 속에서 한국인의 외국인 배우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도 이 지역이다. 그런 만큼 아세안과의 관계를 두텁게 하고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반드시 추진돼야 할 과제임이 틀림없다. 그래야 우리 기업이 쉽게 사업하는 것은 물론, 우리의 외교적 국익도 제대로 챙길 수 있다.

그간 많은 정권이 여러 이름의 북방정책을 통해 경제적 활로를 모색해 왔다. 만주 개발, 시베리아 철도 사업 등 그럴듯한 계획도 여럿이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북한이라는 벽에 막혀 번번이 좌절해 온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쪽이 아닌 남쪽 아세안 지역에 눈길을 돌려 새로운 시장과 투자처를 찾는 것은 올바른 전략이다. 특히 한국은 이 지역에서 일본과 중국보다 상대적인 강점을 지니고 있다. 많은 아세안 국가들이 일제 식민지 침탈에 시달렸던 기억을 갖고 있으며 중국과는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특별히 부정적인 감정을 부를 만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도리어 단시간 내에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문턱까지 도약한 경제적 경험과 이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등 한류 덕에 좋은 이미지를 주어 온 게 사실이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과 정부는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십분 활용해 한·아세안 간 협력관계를 한 차원 더 높여 주길 기대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시티’ 및 메콩강 유역 개발 사업 등에서 한국이 아세안 국가들을 도울 여지는 많다.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 성과를 낸다면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외교상 치적으로도 분명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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