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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te is horse” “OK Boomer”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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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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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성 / 논설위원

“Latte is horse“ “라떼는 말”이라니 도대체 무슨 얘기냐고?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이들과 대화할 때 툭하면 옛날 얘기를 꺼내며 입에 올리는 “나 때는 말이야…”를 유머러스하게 영역한 것이다. 이른바 ‘꼰대’들의 어법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학교 선생이나 아버지를 지칭하는 은어로 오래 사용돼 온 꼰대가 이제는 직장의 나이 든 상사나 연배가 많이 차이 나는 선배를 지칭하는 말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긍정적인 호칭은 아니다. 사사건건 아랫사람들에게 잔소리하고 가르치려 드는 상사나 선배들에 대한 못마땅함이 배어있는 단어다.

세대 간의 관점 차이와 이에 따른 갈등은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후 변함없이 이어져 온 사회현상이다. 그 옛날에도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을 못마땅하게 여겼음이 많은 기록과 사료를 통해 확인된다. 한때는 자신들도 젊은이였을 기성세대는 왜 나이를 먹어가며 ‘꼰대’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일까.

이것은 무엇보다 신체적 변화와 연관이 있다, 나이가 들면 노화현상에 따라 뇌가 약간 수축된다. 뇌가 줄어든다는 것은 변화에 대한 적응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새로운 경험의 빈도도 줄어든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사로잡혀있기 쉽다. 그래서 자기 기준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요즘 애들’이라 지칭하며 비판하는 것이다.

이런 꼰대들의 잔소리에 가만히 있을 젊은 세대가 아니다. 최근 기성세대의 짜증나는 지적질에 짧고도 강렬하게 응수하는 “OK Boomer”라는 표현이 미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이 표현에 대해 ‘어번 딕셔너리’는 “베이비부머들이 수십 년 간 쌓인 잘못된 정보와 무지를 바탕으로 바보 같은 얘기를 할 때 그게 왜 잘못된 것인지를 설명하기 보다는 그냥 무시하며 ‘알겠다’고 말하는 것”이라 풀이하고 있다.

이 말은 11월 초 뉴질랜드 의회에서 25세 의원이 기후위기 연설을 하던 중 나이든 의원들의 야유가 나오자 “OK Boomer”라고 응수하면서 한층 더 확산됐다. 이 문구를 새긴 상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티셔츠와 후디 등이 불타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젊은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에는 기성세대를 조롱하는 영상들이 수도 없이 올라와 있다. 야구모자를 눌러 쓴 백발의 남성이 “밀레니얼과 Z세대는 피터팬 신드롬에 걸려있다. 이들은 결코 성장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꾸짖는 비디오 클립이 뜨자 수천 명이 영상과 “OK Boomer”라는 문구로 반박에 나선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현상을 ‘세대 전쟁’이라 지칭하면서 우호적이었던 세대관계가 끝났다고 진단하는 한 전문가의 기고를 실었다. 베이비부머들을 향한 젊은 세대의 분노에는 이유가 있다. 이들은 막대한 학자금 빚을 지고 있으며 수입의 절반을 렌트비로 지불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불만도 크다. 기성세대가 떠안긴 처지에 대한 불만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추수감사절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다양한 세대의 가족들이 모처럼 함께 모이는 절기이다. 기쁨과 감사가 넘쳐야 할 자리에서 정치 같은 민감한 이슈는 피하는 게 현명하다. 스포츠와 여행, 어린 시절 추억 등 즐겁게 대화를 나눌만한 가벼운 토픽들은 많다.

성적이라든가 인생계획 등 뜬금없거나 무거운 주제를 꺼냈다간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 윗세대는 아래 세대에 대해 좀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있다 해도 이런 자리에서는 가르치려 들지 않는 게 좋다. 어쩌면 “OK Boomer” 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젊은이들에게 외면당하는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다름’을 ‘틀림’으로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훈계 욕구를 억누를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기성세대의 잔소리에 질린 표정을 짓는 젊은 세대도 언젠가는 꼰대가 될 것이란 사실이다. 수십 년 후 Z세대는 어떤 말로 젊은이들의 면박을 받게 될지 궁금해진다. 아무쪼록 세대 갈등 없는 Happy Thanksg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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