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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한류 타고 훨훨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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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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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희 /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관

   
 

지난달 국제 공동 연수 과정에 참여하느라 스리랑카에 다녀왔다. 문화재 보호와 사회 구성원의 삶이 조화를 이룰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주제였고, 강의와 토론, 발표와 현장 탐방으로 구성됐다. 열흘 동안 20국 35명의 연수생, 운영진, 강사진이 함께했다.

모든 과정은 영어로 진행했다.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참석자가 훨씬 더 많았다. 과정 중에 연수 주제와 연관된 영어 단어를 각자의 나라에서는 어떻게 쓰고 읽는지, 그리고 무슨 뜻인지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다. 예를 들면 'heritage'는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재 또는 유산(遺産)으로 번역하고, 문화와 자연유산, 유형·무형 유산을 포괄하는 의미로 쓴다. 하지만 어떤 나라는 역사적 유형 유산만을 뜻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는 상당히 많았다. 공통 소통 도구로 영어를 쓰지만 나라별 의미와 내용은 조금씩 달랐다. 이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수업이 여러 과정 중 가장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언어와 관련해 가장 놀라운 것은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었다. 한국어를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는 외국 사람이 일곱 명이나 됐다.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뉴질랜드, 중국 등 국적도 다양했다. 한국인 친구에게 배웠다는 한 사람을 빼고는 이들이 한국어를 접한 계기는 모두 우리나라 가요와 드라마였다. 한류의 파급력을 생생하게 경험했다. 연수 기간에 이들에게 우리나라 연예계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해 듣기도 했다. 휴식 시간마다 우리나라 '먹방'을 검색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번 연수 과정의 제2 언어는 한국어라며 모두가 놀라워했고, 다른 참석자보다 그들과 더 많이 대화하고 친밀해진 건 당연했다.

열흘 동안 온전히 문화재와 사람의 조화를 고민하고, 많은 나라의 경험을 들을 수 있었던 이번 연수는 나에게 커다란 자양분이 될 것이다. 언어는 서로 소통하는 도구라는 점도 새삼 깨닫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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