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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에 대한 반감과 혐오의 경제학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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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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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 美인디애나-퍼듀대 경제학과 교수

   
 

2016년 미국 대선 결과를 결정한 이슈 중 하나는 이민 정책이었습니다. 많은 유럽 국가의 선거에서도 이민 정책은 뜨거운 쟁점이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이민자에 대한 반감과 혐오가 불길처럼 일고 있습니다. 그 근원에는 일자리와 정부 보조 같은 제한된 경제적 자원에 대한 경쟁이 존재하고, 불평등의 증가는 마치 불길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합니다.

과연 이민자에 대한 반감은 타당한 사실관계에 근거하고 있을까요? 이민자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이민 정책 및 재분배 정책에 대한 지지 정도에 영향을 미칠까요? 최근 전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하버드대 경제학과 알베르토 알레시나 교수 연구팀의 논문 `이민과 재분배(Immigration and Redistribution)`는 이들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합니다. 논문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영국, 미국 등 6개 국가의 2만25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을 실시하고 이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현지 국민은 이민자 수와 이민자 구성에 대해 편향된 믿음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이민자 수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합니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와 미국은 합법적 이민자 수는 전체 국민의 10% 정도를 차지하지만, 이민자 비율에 대한 이탈리아인의 평균 예상치는 26%였고, 미국인의 평균 예상치는 36%에 달했습니다. 이민자의 교육 수준에 대해서는 실제보다 낮게, 이민자의 실업률과 정부 보조금 수급 여부에 대해서는 더 높게 예측합니다.

연구팀이 가장 놀랍다고 평가하는 결과가 있습니다. 설문 응답자의 소득, 나이, 성별, 교육 수준, 정치적 입장, 직업군 등 어떤 식으로 그룹을 구분해도, 이민자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집단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면 이민자에 대해 가장 편향된 믿음을 지닌 집단은 이민자가 주로 일하는 산업 분야의 저숙련 노동자이고,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 여성, 그리고 우익 성향을 지닌 이들입니다. 보수와 진보는 이민자의 비율에 대해서 동일하게 편향된 대답을 하였지만, 이민자에 대한 인식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보수적인 이들은 진보적인 이들에 비해 거의 모든 기준에서 이민자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설문 결과와 이민 정책에 대한 지지 여부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이민자 비율에 대한 오해 정도는 이민 정책에 대한 우호성 및 적대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중요하게 드러난 요소는 이민자의 노동 윤리 및 고등 교육자의 상대적 비중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이민자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가의 여부입니다.

연구자들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이민자 이슈가 예산 할당과 같은 재분배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대상자를 세 그룹으로 구분하여, 첫 번째 그룹에는 이민자 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두 번째 그룹에는 이민자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세 번째 그룹에는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이민자의 사례를 제공했습니다. 대상자에게 재분배 정책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묻고, 1000달러의 상품 당첨 기회를 주고 당첨 시 이 중 얼마를 자선기관에 기부할 것인지도 물었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이민자의 이야기를 들은 그룹이 재분배 정책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지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조차도 이민자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을 먼저 받으면, 재분배 정책에 대한 지지 효과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논문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이민자에 대한 인식은 잘못된 정보에 대한 과신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착하고 정의로운 사람들도 난민과 이민자와 같은 다른 집단에 대해 편견과 혐오를 가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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