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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이 무섭다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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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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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 뉴욕 논설위원

어려서부터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사람이다’는 말을 들어들 왔을 것이다. 호랑이나 귀신, 도깨비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인 것이다. 요즘의 우리 상황이 딱 그렇다.

코로나19는 모든 사람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고 수백, 수천년 간 내려오던 인사법을 바꿔버렸다.

악수를 하던 것이 팔을 부딪치는 것으로 대신하고 서로 껴안고 표하던 반가움도 질색하며 피하고 서구에서는 전통적인 볼 키스와 코인사 등이 바이러스 감염에 가장 위험한 신체 접촉이라고 거부 되고 있다.

보건당국의 안전수칙으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는 6피트 이상 떨어져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해서는 안 되며 말할 때도 걸을 때도 일할 때도 서로의 간격이 되도록 멀어져야 한단다.

아파트나 오피스 건물 안의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 마주치면 무의식적으로 ‘하이’하던 인사도 눈이 마주칠까, 인사하다 침방울이 튈까 모르는 척 등 돌리고 피해가기 바쁘다. 가족 간에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니 메시지와 전화로 안부를 전한다.

이 모든 이상한 일들이 사람과 사람과의 접촉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키기 때문. 되도록 집에 납작 엎드려 있으면서 감염 위험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손끝이 닿거나 악수를 하거나 마주보며 웃거나 밥을 함께 먹는 것이 결례가 되어버린 지금의 세계, 사람이 사람을 가장 무서워하다니, 인류는 참으로 대단한 적을 만났다.

전 세계인의 공동의 적은 보이지 않는다, 느낄 수도 없다, 정체를 알 수 없으니 예방도 못하고 백신도 없다, 대비책도 없다. 그저 ‘태어나서 이렇게 손을 열심히 씻어본 적이 없다 ’는. 가장 기본적인 개인 위생법에 기대는 것뿐이다.

인류가 치른 가장 최근의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이다. 온 세계가 제국주의와 민족주의로 ‘애국심’을 자극하면서 다 같이 미쳐 돌아가던 전쟁은 총칼로 싸운, 인류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쟁이었다. 적이 눈앞에 보이거나 어디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었고 적과의 싸움에서 아군의 전술이 뛰어나면 승리했다. 2차 세계대전 전장에서는 자유를 위해 싸웠지만 오늘날은 삶을 위해 싸우고 있다.

포탄이 난무하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만 해도 후방의 민간인들은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생필품이 부족하긴 해도 식당이나 찻집이 문을 열었고 문화생활도 이어갔으며 다함께 집에서 쓰다 남은 기름과 캔을 모아 포탄, 총알을 만드는데 힘을 모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학교는 물론 식당, 카페, 샤핑센터, 체육관, 극장 등 모든 비즈니스가 문을 닫았다. 각 나라마다 국경이 봉쇄되고 하늘을 나르던 항공기도 멈췄다. 그 옛날 독재시절도 아닌데 뉴저지 주 전역에는 밤 8시부터 오전 7시까지 야간통행금지도 시행되고 있다. 10인 이상 모이지도 말라니 회의고 축제, 콘서트, 운동경기, 결혼식도 하지 말란다. 전장에서도 사랑은 꽃이 피고 아기는 태어나는데...

이 와중에 가짜 뉴스와 루머, 잘못된 정보를 만들어내고 전달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한인들이 많이 가는 마트와 교회를 중심으로 가짜 뉴스를 만드는 사람의 심리가 궁금하다. 개인에게 심리적 피해를 주고 사회혼란을 가중시키는 가짜 뉴스에 휘둘리지 말자. 본인이 불안해하면 가짜 뉴스는 더욱 유혹적으로 다가온다. 동요되지 말자. 옆 사람에게 전달도 하지 말자.

이 상황이 언제 나아질지 아무도 모르지만 그래도 정부를 믿자. 뉴욕 시 웨체스터 뉴로셀에 첫 선을 보인 드라이브 드루 검사를 시작으로 모두 합심하여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임하고 있으니 더 이상 파행으로만 가지 않을 것이다.

3월과 4월의 햇볕 좋은 봄날들, 정녕 보이지 않는 적에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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