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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천심이라던가?
김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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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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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오 /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국립호주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주로 1970-80년대 미국 학계에서 연구와 실용 모두에서 각광을 받던, 대중매체의 의제설정 기능(the agenda‐setting function of mass media)이라는 이론이 있다. 매체의 개인과 사회를 바꾸는 기능 또는 역할 가운데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한 이슈를 골라 크게 또는 자주 보도해 나간다면 대중은 그게 무엇보다 중요하거나 긴급하다는 감각, 즉 “이것이 오늘 우리가 먼저 돌아봐야 할 사항”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게 공공 분야라면 그렇다. 국민은 거기에 직접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거의 전적으로 매체에 의존하게 된다. 청와대나 군 참모 본부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장을 매체 보도를 보고 듣지 않고 어떻게 알 수 있겠나?

그건 이론이 아니라도 우리가 체감으로도 아는 바이다. 그에 대한 리서치 방법을 여기에서|짧게 말해본다면, 일정 기간을 기준으로 매체의 특정이슈 보도 패턴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시각 추이 간 상관관계(Correlationship)가 확인되었다면 이론은 실증된 것이다. 그간 방법론에 개선이 있었뿐, 이론은 지금도 그대로다.

대중 매체의 의제설정 기능 이론을 말하면서 생각 나는 하나는 한국에서 거의 정치 패션이 되다시피 된 정권과 지도자에 대한 지지도(Approval rating)와 여론조사다.

특정 정치 이슈나 사항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대중 매체가 어떻게 보도하냐를 반영한다면 비싼 돈 드리지 않고 매체의 내용만 추적해도 여론의 향방을 알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그리고 언론 보도가 불공정하면 지지도와 여론 조사의 결과도 불공정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거기다가 여론조사마저도 공정치 못하다면 그 결과는 보나마나다. 거기서 나오는 수치 발표는 휴지만도 가치가 없겠다.

갤럽 여론조사

정당과 선거와 거의 맞먹게 정치 과정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지지도 및 여론 조사는 세계적으로 갤럽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갤럽 조사(Gallup poll)다. 왜 그런가? 아이오와(Iowa)주와 언론학자 출신의 미국인 George Gallup(1901~1984)이 1935년 컬럼비아대학 교수직을 마지막으로 미국여론조연구소(The American Institute of Public Opinion)을 개설 이 분야의 개척자가 된 것이다. . .

내가 이 이름과 기능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학 시절 정치학을 공부하면서지만 강의가 아니라 미국의 정치학 원서를 읽어서다. 그만큼 그때까지는 한국에서는 이 제도에 대하여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1970대 초 뉴욕에서 저널리즘 공부를 할 때 학교가 초빙한 TV 시청률과 브랜드 인기도 등 조사로 잘 알려진 니엘슨(Nielsen)과 다른 조사 기관의 대표들의 강의를 듣고 관심을 조금 더 갖게 되었다.

과문인지 모르겠다. 이게 한국에 처음 도입된 때는 내가 서울에 다시 나가 일하던 1989~1991년 동안이다. 그 때 아마도 한국에서 처음 문을 연 여론조사소를 찾아가 대표자(그의 이름을 지금은 정확히 기억 못한다)를 만났었다. 그는 자기 방에서만 대화를 했을뿐 내가 바라던 작업실 안내는 사양했었다.

지금 한국에도 갤럽과 제휴한 여론조사 기관이 있고, 그 외 새로 생겨난 리서치란 말이 붙는 동종의 여러 기관들이 갤럽의 조사. 분석의 관행과 공법을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

알다시피 한국에서는 정치와 관련, 민심이 천심이다라는 말이 국민 간에 오래 희자 되어왔다. 그렇다면 오늘의 매체의 정치 보도와 여론조사 기관들은 민심이 천심이 되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언론의 비공정 보도에 대한 논란은 일상이 되었으니 여기에서 더 쓰지 않겠다. 여론조사 기관은 신뢰할만한가? 어느 정권 아래에서였던가. 청와대 실세를 지낸 언론인 출신 인사가 한 유력한 여론조사 기관의 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대부분 여론조사 기관과 정부에서 일거리를 얻는 민간 단체들이 정부에 몸담았다가 나온 인물을 회장이나 기타 주요한 자리에 영입한 사례가 많았다. ,

전근대적 왕정 시절은 민심은 어느 정도 그대로 천심이었다. 고도로 산업화가 된 오늘도 꼭 그럴까? 대도(大盜)급 정치 세력과 재벌 그룹도 돈과 권력으로 대중매체와 여론조사를 조작한다면 드문 애국자 노릇을 하고 이른바 발전을 무색하게 할 수 있다.

나는 왜 고국에 대한 이런 비판적인 글을 자주 쓰는가 생각해본다. 누구 말대로 해외에서 못살고 어려워 그런 건가? 한반도의 반쪽인 북한은 세계 2등 하라면 서운해 할 독재와 비리와 인권 유린 국가다. 또 다른 반쪽인 한국은 잘 살게 되었다지만 구성원 간 일체감이 없어 극심한 갈등이 일상이고 갈수록 나빠지는 정치의 난맥상을 보면 후진국이다. 각자 나름대로의 이유로 고국을 떠나 형성된 여러 지역의 한인 디아스포라 사회들은 어떤가? 뚜렷한 정책과 정체성 없는 혼미 속에서 살아간다. 모두 크게는 민족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뭐가 문제냐며 말한다면 양심이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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