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7.10 금 19:11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교포지논단
WHO의 업보
세계일보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4.1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김환기 / 논설위원

   
 

‘일 년 중 150일 출장, 30만㎞ 비행.’ 사람들은 그를 ‘행동하는 사람’이라 불렀다.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얘기다. 2003년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그는 한센병을 비롯해 에이즈, 소아마비, 인플루엔자 등 각종 질병으로부터 지구촌 사람들을 지켜내고자 헌신했다. 아프리카의 에이즈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2005년까지 300만명의 감염자에게 에이즈 치료제를 공급하는 ‘3 By 5’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성과를 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대유행을 정확히 예측하고 예방과 확산 방지 대책을 수립한 것도 업적으로 꼽힌다. ‘아시아의 슈바이처’, ‘백신의 황제’로 불리는 이유다.

그의 청빈한 생활도 귀감이 될 만하다. 국가원수급 예우를 받을 수 있지만 경비 절감을 위해 비행기 이등석을 이용하고 수행원도 2명만 데리고 다녔다. “우리가 쓰는 돈에는 가난한 나라의 분담금도 들어있다. 그 돈으로 호강할 수 없다”고 했다. 사무총장이 존경받으니 WHO의 신뢰도가 상승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그가 한국인인 게 자랑스럽다.

지금 WHO가 신뢰 위기를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한 WHO의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문제 삼아 분담금 집행 중단을 지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미국은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연간 4억∼5억달러의 분담금을 낸다. WHO 운영자금의 10%가량이 끊기게 생겼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단초를 제공했다. 그는 과도한 중국 두둔으로 국제사회의 눈총을 샀다. 중국 내에서 당국의 초기대응 실패를 비판하던 때에도 중국의 대응을 칭찬하기 바빴다.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도 떠밀려 하다시피 했다. ‘전염병 파수꾼’인지 ‘중국 정부 대변인’인지 헷갈릴 정도다. WHO의 신뢰도를 높인 이 전 총장과 대비된다.

중국의 지원으로 사무총장이 됐으니 보은하겠다는 심산인지도 모른다. 이러니 “과학이나 의학보다 정치적 계산을 앞세웠다”며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인터넷 청원이 95만명을 넘긴 것 아닌가. 미국의 지원 중단을 강대국의 횡포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균형감을 잃은 WHO 집행부의 업보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110-888 서울시 종로구 종로 19 B동 1118호 (종로1가, 르메이에르종로타운)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정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