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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폭동이 4.29와 다른 점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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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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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한/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

   
 

28년 전 그날의 장면들을 다시 보는 착시 현상이 왔다. 지난 28년 동안 거의 매년 필자는 4.29폭동에 대한 칼럼을 쓰면서 제2의 폭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미국에서 인종 폭동은 과연 발생할까? 폭동은 발생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터질 것인가가 이슈라는 점을 매번 강조했다.

백인 경관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질식사시킨 사건에 대한 분노가 미 전역에서 터졌다. 특히 이번 사태는 1968년 미 전역을 휩쓴 인종 폭동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폭동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1960년대 인종 폭동이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미국 지도자들은 ‘제2의 혁명’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LA에서 발생한 시위, 약탈, 폭력, 그리고 방화 사태는 28년 전 그날과는 양상이 다르다.

첫째는 시위대가 백인 부촌인 웨스트할리우드와 베벌리힐스를 시위와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계획적으로 백인 부촌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벌어진 인종 폭동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대부분 흑인 지역에서 시작되어 흑인 지역 상가를 태우는 예전과 달랐다. 다만 1992년 4.29폭동 때 처음으로 폭동이 한인타운과 할리우드 지역까지 확산됐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백인 부촌의 로데오드라이브, 그로브몰, 패어팩스, 그리고 멜로즈 지역을 시위와 공격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약탈과 방화 행위를 자행했다. 특히 구찌, 루이뷔통 등 명품 매장을 공격하고 약탈하는 모습은 전에는 볼 수 없었다. 그동안 인종 폭동이 발생해도 전혀 영향을 받지 못했던 백인 부유층에 대한 의미있는 경고의 성격이 짙다. 아마 트위터와 SNS를 통해 서로 소통하면서 백인 부촌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듯하다.

둘째, LA경찰국(LAPD)은 1992년과는 달리 통행금지를 위반한 시위대를 즉시 전원 체포했다. 초기 진압을 못해 LA폭동이 크게 유혈 사태로 번진 아픈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초반에 강경 진압 작전에 돌입하여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했다.

셋째, 에릭 가세티 LA시장과 마이클 무어 LA경찰국장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주 방위군 투입을 즉시 요청했고 자정쯤 1000여명의 주방위군이 배치되어 약탈과 방화가 LA전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넷째, 1992년 LAPD 대럴 게이츠 국장과 현재의 마이클 무어 국장의 인종 의식과 대처 방법이 상당히 달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1992년 LAPD는 폭력시위 사태에 대응하지 못하고 전원 본부로 후퇴하면서 LA는 무법천지로 변했다. 대럴 게이츠 국장은 인종 차별적인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격한 진압이 아닌 방법으로 즉시 초기 진압에 돌입해 통행금지 위반자들을 전원 체포했고 약탈자들도 검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거의 3달 자택대기령이 선포됐다가 해제령이 내려져 상점들을 문을 열기 시작했는데 약탈과 시위로 LA는 다시 봉쇄될 듯하다. 이번 사태로 한인타운과 한인사회가 또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의 힘과 목소리를 높여 미연에 방지하는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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