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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일본 정국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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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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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수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례 없이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 대응 실패와 더불어 검찰청 검사장의 정년 연장 문제, 그리고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상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으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다. 최근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는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은 29%를 기록했다. 1년여 남은 임기의 전망도 밝지 않다. 코로나 재앙으로 아베 정권의 간판인 ‘아베노믹스’도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향후 코로나의 제2파가 오면 일본 경제의 추락은 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내년 여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개최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이다. 아베 총리가 목표로 해 온 헌법 개정은 거의 절망적이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향후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회복 불능이다’고 할 정도로 아베 정권은 벼랑길에 서 있다.

정권의 행방은 아베 총리가 국면 타개를 위해 총선거를 단행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민당 내에서는 ‘아베는 올해를 넘기기도 어렵다’는 인식이 파다하다. 따라서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9월까지 내각 개조를 한 다음에 가을에 총선거를 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의 정국 장악력이 약화되면서 포스트 아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포스트 아베 경쟁의 향배는 아베 총리의 다음 개각·당직자 인사이다. 특히 자민당 간사장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작년 아베 총리는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하는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을 자민당 간사장으로 임명하고 싶었지만, 당내 반발로 실현할 수 없었다. 최근 발밑이 흔들리는 아베 총리가 다시 ‘기시다 간사장’을 실현할 수 있을지는 후계를 둘러싼 그의 장악력을 헤아릴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아베 총리 의도대로 기시다를 간사장으로 기용하더라도 기시다가 차기 총리가 될지는 의문이다. ‘선거의 얼굴에 기시다가 적합하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당내 인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 사이에서도 지지는 미미하다. 반면 아베 총리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국민적 인기가 높다. 다만 당내 역학 구도에서는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다. 기시다와 이시바의 포스트 아베 경쟁은 결국 아베 총리의 성과를 얼마만큼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베 총리가 정국 장악력을 유지하게 되면 후계자인 기시다가 유리할 가능성이 크고 지금 추세대로 그가 추락한다면 반(反)아베인 이시바가 유리해질 수 있다.

포스트 아베가 누가 되더라도 한·일 관계 개선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한국에서는 포스트 아베가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그렇지만 포스트 아베 시기의 전망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우선 일본 정치권과 국민은 한·일 관계 갈등의 원인이 ‘한국에 있다’고 보는 경향이 팽배하다. 즉 ‘공은 한국에 있으며’ 한국이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한국과 타협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데다 한국이 더 큰 양보를 요구한다는 불신이 강하다. 따라서 역사문제를 ‘화해의 과정’으로 보기보다는 일본 국익을 지키는 승패로 생각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 인식은 포스트 아베의 후보자들에게도 별다른 차별성을 느낄 수 없다. 그 결과 포스트 아베가 탄생하더라도 한국 태도를 보면서 대응을 한다는 흐름은 쉽게 바꾸기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한국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변화되지 않으면 한·일 관계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포스트 아베에 한·일 관계 개선의 기대를 건다면 지금이라도 코로나 대응에 실패하고 있는 일본에 한국이 대승적 자세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한국이 일본에 대한 아량과 여유를 가질 때 일본의 여론도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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