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9.16 수 18:01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본국지논단
스가 등장에 대한 韓·美 시각차
세계일보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9.14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스가 ‘제2의 아베’로 정책 계승
韓과 과거사 등 대결 이어갈 듯
美, 공고한 對日관계 적극 응원
美대선, 韓·美·日관계 남은 변수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아베 신조 총리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스가 장관이 한국의 기대와는 달리 한·일, 미·일 관계, 대북 정책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제사회의 대체적 분석이다. 스가는 12일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일·미(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아시아 국가들과도 확실히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가는 “중국, 한국 등 인근 국가들과 꽤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전략적으로 이런 나라들과 확실히 관계를 구축하는 외교를 하겠다”고 했다.

스가가 ‘제2의 아베’가 되면 아베 시대에 얽혀 있던 한·미·일 삼각관계의 매듭이 쉽게 풀리지 않을 수 있다. 아베는 과거사 문제를 놓고 한국과 정면 대결의 길을 걸었고, 한·일 관계는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아베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푸들’을 자임하면서 미·일 관계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이제 미국은 아베의 길을 가려는 스가를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미국은 동북아에서 한·미·일 3각 동맹 체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미·일 3각 동맹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처하는 데 긴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백악관을 차지하든 달라지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무시해 왔다. 트럼프와 잘 지낸 주요 국가의 지도자가 거의 없다.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유럽의 맹주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이 모두 트럼프에 등을 돌렸다. 아베는 트럼프를 다루는 데 가장 성공한 지도자라고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가 평가했다.

그렇지만 트럼프에 올인한 아베가 얻은 게 무엇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윌리엄 페섹 WP 칼럼니스트는 “아베가 지금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아베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강행했다. 아베는 ‘아베노믹스’ 성공을 위해 ‘약한 엔화’가 필요했으나 트럼프의 압박으로 ‘강한 엔화’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페섹이 지적했다.

대북 정책 분야는 아베의 가장 아픈 곳 중 하나다. 북한이 2017년 핵과 미사일 연쇄 도발을 할 때 아베는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노선을 적극적으로 밀었다. 트럼프는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태도를 돌변해 대북 미소 전략으로 전환했다.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 번 직접 만났을 때 아베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트럼프는 그런 아베에게 굴욕적인 요구를 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음에도 트럼프가 아베에게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 달라고 했고, 아베는 그 요청을 받아들였다. 트럼프는 그후에도 20억달러 규모인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80억달러로 4배가량 올리라고 아베를 압박해 왔다.

미국 조야는 정파와 관계없이 아베의 퇴장을 아쉬워한다. 스가는 아베와 같은 카리스마가 없어 미국이 동북아에서 필요한 일본의 지원을 얻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걱정한다. 스가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경제 문제 등으로 외국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고, 외교 경험이 없어 아베가 다져놓은 일본의 국제적 위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스가는 조건 없이 북한의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고 했으나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스가는 아베 정권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했고, 그가 취임해도 강제동원 배상 문제 등으로 껄끄러운 한·일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 스가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영구미제가 된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과감한 대북 포용 정책을 지지하기도 어렵다.

한·일, 미·일 관계에서 남은 최대 변수는 11·3 미국 대선이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 대선 결과를 기다리면서 한·일 관계와 한·미·일 3각 동맹 관계 복원, 북한의 핵·미사일 도전, 부상하는 중국 등 공동의 난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야 할 때이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110-888 서울시 종로구 종로 19 B동 1118호 (종로1가, 르메이에르종로타운)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정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