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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만나고 온 사람들한국으로 역이민 왔다
코리아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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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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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 오늘의 한국 기자

   
 

매년 뉴질랜드에 가면 처음 만나는 한국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각보다 많다.

그다지 외향적인 성격이 아닌데 나이가 들면서 특유의 오지랖(?)이 생긴 탓인지 시티를 걷다가도 한국말을 하는 학생들이 보이면 왜 그렇게 말을 걸고 싶은지. 유학생인지 아닌지, 학교는 다니는지, 전공은 무엇인지, 요즘 오클랜드 상황은 어떤지 등등.

하지만 갑자기 너무 많은 질문을 쏟아내면 학생들이 무서워 할까봐 그냥 한두 개의 질문만 던진다. 작년에 거리에서 만난 한국 학생 중에서는 유독 워킹홀리데이로 입국한 학생들이 많았다. 평일에는 일을 하고 주말에는 미션베이로 산책을 간다며 한국과 비교했을 때 뉴질랜드는 천국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뉴질랜드에서 십년 넘게 골프레슨을 하고 계신 한국분과 2~3일 정도 필드에 나갈 수 있는 스케줄도 잡는다. 필드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작년에 만난 그분은 주로 어느 지역 집값이 많이 올랐고, 한때 한국에서 골프 여행을 위해 한국에서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최근에는 조금 줄었다는 등의 경제 관련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해주셨다. 비록 이야기를 듣느라 골프를 치는 것인지 하키를 하는 것인지 모를 만큼 내내 공을 굴리고만 왔지만 말이다.

작년에 만났던 분 중에서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내게 한국에 관해 역질문하셨던 분이다. 딸과 아들 두 아이가 있는데 워낙 어릴 때부터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어서 둘째인 아들을 잠시 한국에 보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지셨다.

“한국 젊은 여자아이들이 기가 세고 못됐다고 들어서 아들 혼자 한국 보내기 겁이 나요. 정말 그런가요?”

‘기가 세다’ 혹은 ‘못됐다’의 기준을 잘 몰라서 “그냥 하고 싶은 말은 당당하게 다 하는 거 같아요”라고만 답했다.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의 젊은 여자아이들이 못된 것이 아닌, 뉴질랜드에서 자란 사람들이 순진하고 순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교육 방식은 좀 남다른 구석이 있다. 어릴 때부터 양보나 배려보다는 자기 밥그릇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며 자신의 실속을 강조한다.

이런 말도 있다. “입사하면 착한 순으로 퇴사한다” 즉, 착하면 어디에서도 버티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국에서는 착하고 순진한 것을 미덕으로 삼지 않는다. 조금은 덜 순진해도 자기 의사나 주장을 당당히 말하고, 손해 안 보고 똑뿌러지게 사는 것을 교육적으로 지향한다. 그렇다 보니 어른들의 눈에는 요즘 여자아이들이 과거와는 사뭇 다르게 비칠 수 있겠다 싶다. 하지만 이게 나쁘거나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니 걱정하시지 말고 둘째 아들을 한국에 보내서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 느끼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그때 이렇게 말해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분들뿐 아니라 낯선 외국사람과도 이야기할 기회가 많다. 한 카페에 가서 커피를 주문하자 대뜸 내게 한국인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너무 반가워하며 자신이 최근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며 자신이 아는 한국어를 몽땅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커피에 한글로 이쁜 라떼아트도 만들어 줬다. 매년 갈 때마다 새롭고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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