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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인재`는 자유를 따라 흐른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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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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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 경제부장

`사상·표현의 자유` 중요
포용력 갖춘 사회가 번영
기업규제3법은 자유 억압
자유 제한땐 국력도 쇠퇴

'굿바이 캘리포니아.'

   
 

최근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보수 논객인 벤 셔피로 등 유명인사들이 캘리포니아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세금을 지나치게 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캘리포니아를 떠난 순이탈 수가 작년 한 해에만 20만명에 달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텍사스주는 약 37만명이 순유입됐다. 빌 게이츠 같은 미국의 부유층은 그동안 상속세 폐지에 반대하는 등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왔다. 그러나 갈수록 미국 각 주 간 세율 차이가 커지면서 생각을 바꾸는 부유층이 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소득세 최고세율과 법인세율이 각각 13.3%, 8.84%로 높다. 반면, 텍사스는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이 모두 0%다. 세율이 올라갈수록 '캘리포니아 엑소더스'는 늘어날 전망이다.

세금은 한 국가 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경을 뛰어넘는 이슈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에 대한 세금을 대폭 올리겠다고 밝히자 미국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서울의 모 중개업체는 지난 7월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해 세부담을 높이자 미국 부동산 매입을 문의하는 건수가 평소보다 5배 늘었다고 전했다. 한국과 달리 매수자가 다주택자라도 추가 세금 부담이 없으며 대출규제가 덜한 미국으로 향하는 것이다.

한 사회가 누리는 자유와 개방의 정도는 해당 국가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준다. 인구 1700만명에 불과한 네덜란드가 17~18세기 누린 번영은 이를 잘 보여준다. 사상과 종교의 자유를 찾아 스페인에 살던 유대인과 독일 칼뱅주의자들이 네덜란드로 이주했다. 이들 중에는 자본력과 금융지식을 소유한 사람들이 많았다. 데카르트와 같은 사상가도 포함됐다. 특별한 기술을 가진 장인(artisan)들도 유입돼 혁신적인 플루이트 선박을 만들어 유럽 조선업과 해운시장을 평정했다. 최초의 주식회사인 동인도회사와 첫 증권거래소인 암스테르담 거래소가 탄생해 네덜란드가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가 됐다. 이는 유대인 등이 대거 이주했기에 가능했다. 1600년대 중반의 암스테르담 거주인 가운데 3분의 1이 외국계 혈통이라는 통계는 네덜란드 사회의 개방성과 포용력을 잘 보여준다. 종교와 경제활동의 자유가 네덜란드에 황금시대를 열어준 것이다. 그러나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면 돈과 인재는 떠난다. 중국 정부의 홍콩 민주화운동 억압 사태 이후 벌어진 일은 이를 잘 보여준다. 홍콩의 상당수 지식인과 기업인들이 영국이나 싱가포르로 떠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 정부에서 밀어붙이는 기업규제 3법은 기업할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부 시민단체와 강성노조도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경제를 시장논리가 아닌 이념이나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운영한다면 기업들의 경제적 자유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업은 살아 있는 생물이라서 계속 옥죄고 처벌하면 죽을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비뚤어진 뿔을 바로 잡겠다며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어리석음이다.

나는 최근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와 조언을 듣고자 몇 명의 전직 총리와 부총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러자 모두가 손사래를 치며 고사했다. 할 말은 많지만 지금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말을 꺼냈다가는 적폐로 몰려 몰매를 맞을 것을 우려했다. 자신의 말의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특정 집단에게서 융단폭격을 받고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갈수록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자체 검열을 하면서 입을 닫고 있다. 스스로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는 것이다. 눈치 보지 않고 말하거나 돈을 벌 자유, 기업할 자유가 제한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통해 볼 때 돈과 인재는 자유를 따라 흐른다. 자유가 없고 포용력이 부족한 닫힌 사회는 지속적인 번영을 이룰 수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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