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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 추구’ 日 모테기 외상 한일관계 풀어낼 수 있을까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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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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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 도쿄 특파원

   
 

일본의 외교 수장인 ‘외상’은 총리를 노리는 정치가들이 거쳐 가는 핵심 부처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의원이 외상으로 임명됐는데, 그 역시 잠재적인 총리 후보군 중 한 명이다. 외상이 되면 누구나 외교사에서 큰 획을 긋고자 한다. 총리를 노리는 그도 소위 ‘모테기 외교’라고 불릴 만한 성과를 내고 싶을 것이다.

도쿄대 경제학부 졸업 후 요미우리신문 기자, 맥킨지 컨설턴트 등을 거쳐 국회의원이 됐고, 9선 의원의 경력을 쌓는 가운데 경제 담당 각료를 두루 거쳤다. 그랬기에 일본 정계에선 ‘경제는 모테기’로 통한다. 지난해 경제재생상을 지낼 때 미일 자유무역협정(FTA)의 큰 틀을 확정 지었고, 외상일 때 최종 타결시켰다. 하지만 원래 강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 봐야 파급력이 약하다. 그럼 어디를 공략해야 ‘모테기 외교’라고 명함을 내밀 수 있을까.

모테기 외상이 속해 있는 집권 자민당의 다케시타파는 전통적으로 ‘이웃 국가와의 우호’를 중요하게 여겼다. 실제 다케시타파 수장인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의원은 2018년 서훈 국가정보원장(현 국가안보실장)이 방일했을 때 극비리에 만나 관계를 구축할 정도로 이웃 국가에 관심을 쏟았다. 그런 파벌의 DNA를 가지고 있는 모테기 외상도 취임 후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북한을 직접 챙겼다는 게 외무성 관계자들의 일치된 전언이다.

러시아로부터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을 목표로 수차례 협의를 거듭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북한에도 한때 힘을 쏟았지만 제대로 대화조차 하기 힘들었다. 중일 관계는 외상 취임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일이 예정돼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지만 지금은 반대다. 앞으로 관계가 더 나빠질 지뢰만 가득하다. 한국과도 징용 문제로 인해 외상 취임 이후 줄곧 최악의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테기 외상 주변에서 ‘한국과는 해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국은 2015년 말 위안부 합의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각종 외교를 직접 챙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달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외무성에 힘을 실어준다는 점도 모테기 외상이 자신의 뜻을 펼칠 여지를 넓혀준다.

모테기 외상은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하는 정치인이다. 손해와 이익을 따져 이익이 크다면 밀어붙인다. 2015년 일본 정부가 위안부를 지원하는 화해·치유재단에 10억 엔(약 110억 원)을 출연할지를 고민할 때 그는 “한일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면 10억 엔 출연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하루빨리 처리하라”고 의견을 냈다.

모테기 외상은 협상의 달인이기도 하다. 미일 FTA 타결 후 일본 측은 ‘시장을 지켰다’고 했고, 미국은 ‘위대한 딜이었다’며 양측 모두 이긴 게임이라고 주장한 것은 모테기 외상의 절묘한 조율 덕분이라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스가 총리와 모테기 외상이 모두 자수성가형이고, 실용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일본 정부 내에서 징용 문제에 한국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스가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오지만 결국은 실리를 추구할 것이다. 한일 모두에 마이너스가 49, 플러스가 51이 되는 절묘한 지점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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