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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과 임영웅이 함께하는 학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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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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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 이화여대 석좌교수

   
 

2020년에 가장 주목받은 인물을 꼽으라면 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트로트 가수 임영웅을 꼽으련다. 물론 긍정적으로 주목받은 사람 중에서 말이다. 정은경 청장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불철주야 우리의 몸을 안전하게 지켜주었고, 임영웅은 심란한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었다. 두 사람이 없었더라면 대한민국의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을 것이다.

정은경 청장은 이 땅의 부모들이 자식에게 가장 바라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완벽한 ‘엄마 친구 딸(엄친딸)’이다. 그런가 하면 임영웅은 요즘 최고의 ‘엄친사’가 아닐까 싶다. ‘엄마 친구 사위.’ 돈 잘 벌지, 잘생겼지, 마음씨 곱지, 예의 바르지, 게다가 유머 감각도 뛰어나지. 뭘 더 바라겠는가?

그러나 이 두 사람은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의 잣대로 평가하면 달라도 한참 다르다.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에 정식으로 가입한 건 아니지만 나는 요즘 그가 나오는 거의 모든 방송을 챙겨 본다. 노래 실력이야 말할 나위도 없지만 나는 그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과연 부족한 게 있을까 짚어본다. 나는 그가 남에게 혐오감을 주는 언행을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비록 홀어머니 슬하였으나 가정 교육을 잘 받은 반듯한 청년이다. 예능 프로에서 은연중에 드러나는 그의 지식과 지혜는 기본 교양 교육 수준을 넘어선다. 임영웅마저 미적분 수학 문제를 풀며 영어 문법을 완벽하게 꿰어야 좋은 세상이 되는 건 결코 아니다.

나는 2021년이 무엇보다 우리나라 교육 백년대계의 원년이 되길 바란다. 시대를 역행하는 획일화, 비인격적 서열화, 행정편의적 표준화, 하향 평준화를 모두 과감히 걷어내고 누구나 타고난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교육의 다양화를 이뤄내야 한다. 새롭게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가 정은경 학생과 임영웅 학생이 함께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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