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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길로, 계관시인 어맨다 고먼(Amanda Gorman)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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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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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철 / 경제학박사, 서울사이버대학교 초빙교수 ,전 파라과이 교육과학부 자문관.

   
 

2021년 1월 20일(현지 시간)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은 30분도 되지 않는 취임 연설에서 ‘통합(Unity)’을 11번이나 “모든 미국인에게 통합의 길을 함께 갈 것을 부탁한다”고 호소하였다. 이는 현재 미국 사회가 얼마나 분열된 상황인지를 여실이 보여주고 있다.

“정치적 극단주의, 백인 우월주의, 국내 테러리즘은 우리가 맞서야하며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영혼을 회복하고 미국의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말 이상의 행동이 필요합니다”.

필자는 역대 대통령 취임식 축시를 읽은 '최연소 시인‘ 23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고먼의 방송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미혼모 가정에서 자란 고먼은 중학교 교사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언어 장애를 겪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소설 '화성 연대기'의 작가 레이 브래드베리가 쓴 시를 읽은 뒤 고먼은 인종, 페미니즘, 평등권을 주제로 한 글을 써오며 두각을 나타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롤 모델 삼아 말하기를 연습했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언어 장애를 극복하였다. 고먼은 16세이던 2014년 로스앤젤레스 청년 계관시인(National Youth Poet Laureate)이 되었다. 그리고 3년 뒤인 2017년에는 미국 의회도서관이 주최한 ‘전미 청년 시 대회’에 참가해 첫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때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박사가 그의 시 낭송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고먼이 인종차별과 여성 문제 등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이번 취임식 행사 참여에 추천되었다. 그녀는 사회학 전공으로 하버드대학을 졸업했다. 취임식 날 약 6분 동안 낭송한 고먼의 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The Hill We Climb)’은 극한의 갈등으로 상처 입은 미국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고먼은 축시에서 통합과 치유, 희망을 얘기하였다. 그녀는 “우리는 함께 하기보다 나라를 파괴하는 세력을 봤다. 그 세력은 거의 성공할 뻔했다”며 “하지만 민주주의는 간헐적으로 지연될 수 있어도 결코 영원히 패배할 수 없다”고 말하였다.

또 “우리는 무서웠던 시기에도 새로운 ‘장’을 쓰기 위해, 희망과 웃음을 되찾기 위한 힘을 발견했다”며 “우리는 슬픔을 겪으면서 성장했다”고 말하였다. 미국은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꿈꿀 수 있는 나라라고 말하였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로 상징되는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분열 양상을 극복하고 희망과 통합을 노래하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그의 시 중 통합에 대한 일부를 번역하여 전한다. 문화와 정서가 다른 나라 시를 번역한다는 것은 휼륭한 시인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라야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시에 함축된 의미를 이야기 하는 수준으로 읽어주기 바란다. “날이 밝으면 스스로 묻는다. 이 끝없는 어두움에서 빛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우리가 짊어지고 가는 슬픔, 건너야만 하는 바다. 우리는 시련에 용감히 맞섰고, 침묵이 항상 평화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공정한 것이 항상 정의가 아니라는 규범과 개념 속에서. When day comes, we ask ourselves where can we find light in this never-ending shade? The loss we carry, a sea we must wade. We’ve braved the belly of the beast. We’ve learned that quiet isn’t always peace, and the norms and notions of what 'just' is isn’t always justice. 중략

또한 그렇다 우리는 세련되지 않았다. 완벽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우리가 완벽한 세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목적을 가진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인간의 모든 문화, 피부색, 성격, 조건에 헌신하는 국가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래서 우리의 시선을 우리 사이의 차이가 아니라 우리 앞에 놓여있는 모든 것에 맞춘다. 우리는 분열을 종식 시킨다. 왜냐 우리는 미래를 우선순위에 두고 서로의 차이점은 제쳐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두 주먹을 내려놓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닿을 수 있도록 우리는 누구에게도 해가되지 않는 모두를 위한 화합을 추구한다. And yes, we are far from polished, far from pristine, but that doesn’t mean we are striving to form a union that is perfect. We are striving to forge our union with purpose. To compose a country committed to all cultures, colours, characters, and conditions of man. And so we lift our gazes not to what stands between us, but what stands before us. We close the divide because we know, to put our future first, we must first put our differences aside. We lay down our arms so we can reach out our arms to one another. We seek harm to none and harmony for all.

다른 것은 몰라도 세상이 이것은 진실이라고 말하게 하자. 슬퍼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성장했고, 상처받는 동안에도 우리는 희망을 가졌다. 지칠 때도 우리는 노력했다. 우리는 영원히 함께할 것이고, 승리할 거고 우리가 패배를 결코 다시 모를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분열의 씨를 뿌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게 되기 때문에. Let the globe, if nothing else, say this is true: That even as we grieved, we grew. That even as we hurt, we hoped. That even as we tired, we tried. That we’ll forever be tied together, victorious. Not because we will never again know defeat, but because we will never again sow division.

필자는 23세 흑인 여성의 통합에 대한 시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손으로 말을 건네듯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손동작을 보고 전율을 느꼈다. 오프라 윈프리는 트위터에 "젊은 여성이 떠오르는 것을 보며 이렇게 뿌듯했던 적이 없다"며 고먼에게 찬사를 보냈다.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도 고먼의 축시는 "강렬하고 심금을 울리는 시였다"며 "어맨다, 계속 빛나라!"고 덧붙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고먼은 2036년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행보가 너무 기대된다"며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과 고먼의 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들르면서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을 생각해 봤다. 2020년 12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다문화 가구원은 전체 인구의 2.1%인 106만 명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가족 출생아동 수는 1만 8,000여 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5.9%를 차지하는 등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전체 출생 중 다문화 출생의 비중은 2008년 2.9%, 2013년 4.9 %, 2018년 5.5% 증가하였다. 행정안전부 발표 2018년 11월 기준으로 국적별 다문화가족 자녀수는 중국(한국계) 3만 9,642명, 중국 4만 4,016명, 베트남 7만 7,218명, 필리핀 2만 2,873명 등으로 총 23만 7,506명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다문화 수용성은 최근 오히려 낮아져 다문화가족이 겪는 일상적 차별과 소외는 심화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상황에서 언어적 어려움으로 중요한 방역정보로부터 소외되거나 일부 지방 자치단체 재난지원금 수혜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제도적인 사각지대가 여전히 사방에 존재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2020년 12월 상호문화 존중을 통한 다문화 수용성 제고, 인권보호 강화, 균등한 기회보장과 포용사회 환경 조성, 사각지대 없는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한 다문화가족 포용대책을 발표하였다. 향후 연도별 시행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사업 효과성을 면밀히 점검하여 다문화 모든 가족이 차별 없이 다양성을 존중받는 다문화 포용사회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는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정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2020년 2월 20일 국책연구원인 한국행정연구원 ‘2019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보수와 진보 간의 갈등이 가장 심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배제 인식은 전년(2018년) 조사에 비해 다소 배타적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많은 국민들은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수준의 이념갈등, 노사갈등, 사회갈등, 세대‧남녀ㆍ종교 갈등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회통합 중심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필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고먼의 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라나는 우리 다문화 가정자녀들의 장래 문제가 번뜩였다. 2019년 12월 말 현재 체류 외국인은 252만 4,656명, 다문화자녀 23만 7,506명에 이르는 다문화 사회에 살고 있다. 다문화 자녀들의 사회통합정책은 이주자 자녀의 교육과 정체성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포괄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정부는 적극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길 기대한다. 고먼은 “노예의 자손으로 싱글 맘 손에 자란 말라깽이 흑인 소녀가 우리 모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꿈꿀 수 있는 나라라고‘ 강조하였다.

고먼은 어린 시절 바이든 대통령처럼 말더듬 증 장애를 가졌지만 시를 쓰면서 언어 장애를 극복하였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고먼처럼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의지력을 갖기를 바란다. 고먼은 우아하게 축시를 낭독하였다. 그의 시 안에 담긴 시어(詩語)들은 오늘과 내일을 넘어 먼 미래까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심금이 울려 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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