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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독특한 재테크난 한국으로 역이민 왔다
코리아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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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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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 오늘의 한국 기자

   
 

한국 사람들의 유별난‘명품 사랑’은 매우 유명하다. 남들의 이목을 신경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웃과 주변인물의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한 데다, 여기에 한국인 특유의 과시욕까지 더해진 결과다. “거리에 지나다니는 한국 여자들은 하나 같이 손에 똥(루이비똥)을 쥐고 다닌다”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아마 결혼 시, 혼수 품목에 명품가방이 포함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한국인들의 이런 명품 사랑이 단순히 과시욕의 목적을 넘어 재테크의 목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재산을 관리하는 기술을 뜻하는 ‘재테크’라는 용어는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든 지 오래다. TV에서도, 뉴스에서도, 그리고 드라마에서도 “재테크”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쓰이며, 재테크를 위한 인터넷 강좌나 모임이 따로 있을 정도다.

   
 

그리고 최근에 뜨는 신조어는 바로 ‘샤테크(Cha-Tech)’다. 명품브랜드 중에서도 최고가를 자랑하는 샤넬과 재테크가 결합된 말로, 샤넬 제품을 사두면 가격이 올라 돈을 벌 수 있다는 개념이다. 샤넬이 매년 같은 상품의 가격을 인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로 인해 국내 백화점 샤넬 매장에는 개점 전부터 샤넬 제품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로 항상 인산인해를 이룬다. 2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도 한국인의 이런 샤넬 사랑을 막지 못했다. 지난주 꽃샘추위의 칼바람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간이의자나 캠핑의자, 심지어 텐트까지 챙겨와 샤넬 매장 입장을 위한 번호표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섰다. 이 같은 샤테크는 코로나19 시대에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급격히 준 사람들이 쉬이, 그리고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됐다.

샤테크뿐 아니라 한국에는 지금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각종 TV 프로그램은 주식투자 전문가 존리 씨를 섭외해 주식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존리 씨는 한 방송에서 “집 살 돈이 있으면 집을 사지 말고 월세에 살면서 집 살 돈을 주식에 투자하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지만 여기에 공감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런 사고에 대해 뉴질랜드에 있는 외국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돈보다는 경험에 투자하는 게 맞지 않냐는 의견이다. 이게 맞다.

서양 문화와 동양 문화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다. 동양 사람들은 “미래에 어떤 삶을 살지”에 초점을 두는 반면, 서양인들은 “과거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더 중점을 두는 면이 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외국에서 출간된 문법책의 목차를 보면, 동사 과거형이 미래형보다 더 먼저 실리는 반면, 한국에서 출간되는 영문법책에는 늘 미래형 will과 be going to를 먼저 학습하게 되어 있다. 미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놓은 “개미와 베짱이” 속 개미는 또 얼마나 화자되는가. 물론 “개미와 베짱이”는 한국인에 의해 쓰여진 글은 아니지만 수많은 이솝 우화 중 한국에서 유독 사랑받는 스토리다.

생각해 보니 뉴질랜드 중고등 학교에는 “경제”라는 과목이 있었다. 필수과목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나 역시 college를 다닐 때, economy class를 들었다. 경제 수업뿐 아니라 돈에 관련된 accounting 수업 역시 들었다. 두 수업을 몇 년간 듣는 내내 “재테크”라는 용어를 들은 적도, 돈을 불리거나 굴리는 팁에 대한 수업을 들은 적도 없는 것 같다. 돈은 정정당당히 일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것이지, 주식 또는 샤테크 등으로 손쉽게 얻는 것은 방법이 잘못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며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침에 집을 나서며 본 샤넬 매장 앞 사람들이 여전히 줄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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