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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벌의 경제력 집중문제에 대한 논의
정음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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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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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룡 / 남경대학교 정부관리학원 조교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루커스(Robert E. Lucas)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기적이라고 평가하였다. 실제로 전쟁 이후 산업기반이 전무한 상황에서 한국은 40여년간의 고도성장으로 선진국의 행렬에 들어섰다. 이는 경제성장 초기, 권위적인 체제하에 정부의 강력한 산업정책으로 제한된 자원을 중화학공업에 투자하면서 수출주도전략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것에 크게 기인한다. 이러한 놀라운 경제성장으로 한국의 모델이 많은 개발도상국의 적용대상으로 선택되었다.

세계은행에 의하면 1960년부터 2000년 사이에 선진국의 일인당 소득은 연평균 2.7% 증가하였고 발전도상국은 2.3% 성장률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 중국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성장률은 연평균 4.4%로 이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국가의 적극적인 산업정책과 수출주도형의 외향적 경제성장 전략은 모방형 추격 경제에서 아주 유효하다. 특히 한국정부는 외국자본을 들여오기 위해 정부가 직접 담보하게 되었다. 이러한 외국자본을 훌륭한 사업가나 자본가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우선 공급하면서 정부주도 재벌중심의 경제구조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로 대량의 기업이 부도나면서 한국은 대기업 중심으로 새로운 기업 구조조정이 급속하게 이루어졌다. 삼성, 현대, LG, SK 등 대기업들은 자본우위로 점차 비주력산업에 사업을 확대하였고, 기묘한 순환출자구조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출자제한 규제제도를 피하면서, 편법과 불법으로 기업승계와 경영을 이어왔다. 대표적으로 삼성그룹의 이재용 불법승계와 박근혜 정부와의 비리문제가 있다. 한국 재벌의 경제력집중에 대한 최고의 연구권위자 서울대학교 행장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벌거벗은 재벌님》 등 자신의 여러 대표 저서에서 이러한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한국의 재벌은 정치, 언론 등을 장악하면서 사업기회를 더 확대하였고,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거나 사업기회를 강탈하여 공정한 시장 질서를 교란시켰다. 또한 장기간 정부와의 결탁으로 엄청난 경제력집중을 형성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삼성그룹의 자산규모는 전체 GDP의 22.18%를 차지하며 이를 5대 재벌로 확대했을 때에는 59.59%를, 30대 재벌로 확대했을 때에는 88.01%를 차지하고 있다.

모든 대기업 집단이 한국의 재벌특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도 대기업 집단이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의 재벌은 특정 개인이나 가문이 기업집단 전체를 장악할 수 있고 불법 승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력집중으로 한국의 재벌은 정치와 언론에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소득주도형 성장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오늘 빈곤층의 소득은 상대적으로 더 줄어들었으며 신종코로나 전염병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빈부격차가 더 확대되었다. 오늘의 한국은 열심히 일하는 자가 제대로 성과를 받을 수 없게 되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소득양극화 문제,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준 불패신화 부동산에 의한 불로소득 등 문제가 주요 사회현상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해준다.

친재벌정책의 유지는 한국 재벌의 경제력집중을 더욱 강화해, 혁신경제로의 이행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혁신은 불확실성 하에서 이루어지기에 과거의 모방형 성장전략과 달리 더욱 공정한 시장경제와 안정적인 사회복지망을 필요로 한다. 건전한 시장경제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적재산권의 보호이다. 수평적 재산권 보호도 물론 중요하지만 강자가 약자의 성과를 탈취할 수 없는 수직적 재산권 보호가 더욱 중요하다. 다른 하나는 자유로운 사업진출과 퇴출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재벌의 비주력산업 진출을 규제하고 자본우위에 의한 시장지배력 남용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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