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 맺는 인권학습

그동안 예능계에서는 '재일교포 출신임을 숨기는 풍조'가 계속되어 왔으나 최근 몇 년간 이를 밝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배우 미나미 카보(南果步, 45)씨도 그 한사람. NHK 종합 토크방송 '스튜디오파크에서 콘니치와'(2007년 1월11일 방송)에 출연하여 양친이 한국인임을 밝혔다.

▲ 후지와라(藤原史朗) 시로 씨

후지와라 시로(66)는 효고 아마가사키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시절의 제자 미나미 카보를 기억한다. 후지와라는 작년 1월23일에 재방영된 '테츠코노 헤야(徹子の部屋)'에서 미나미 씨가 뿌리를 밝히는 것을 감동있게 지켜봤다.

후지와라 시로는 "감동했고 무엇보다 기뻤다. 차별을 간파하여 차별에 굴하지 않는 인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시립 아마가사키 고교의 인권학습이 그녀 속에 살아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뿌리를 숨기고 있어서는 제대로 된 자신의 인생을 만들 수 없다. 진정한 인생을 만드는데 들어선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후지와라 시로는 "자신의 이름을 소중히 여기고 그 이름으로 일본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 가는 것, 그것이 자기 자신과 주위 일본사회를 밝게 하고 일본인의 인권감각을 제고하는 것이 된다"고 자신의 지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1976년에 이 학교에 부임하여 휴면상태였던 '조선문화연구회'(현 재일외국인학생동포회)를 부활시켜 재일한국인의 역사를 가르치기도 했다. 미나미 카보는 1979년 이 학교에 입학하여 '동포회'에는 거의 참가하지 않았고 조선장학회 주최의 '우리문화제'에 두 번 참석해 부채춤을 선보인 것으로 기억한다.

재일한국인 학생은 전교집회에서의 인권학습에서 자신을 어필하는 자리가 주어진다. 미나미 카보는 "나는 일본국적을 취득하겠다"고 발언하고 1982년 3월에 졸업. 영화 '가야코노 타메니(伽倻子のために)로 영화에 데뷔했다.

그녀는 2003년 시립 아마가사키 고교 PTA의 초청을 받아 강연한 적이 있다. 그러나 출신에 근거한 '육아' 이야기는 없었다. 후지와라 시로는 안타까운 생각에 읽어보라며 자신의 저서인 '재일조선인 교육입문'을 건넸다.

"그녀는 계속 고민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 시작은 시립 아마가사키 고교의 '인권학습'일 것이다. 이해해 주는 좋은 파트너 와타나베 켄(渡邊謙)과 재혼한 것과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양한 뿌리를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힐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후지와라 시로는 전했다.

후지와라 시로가 교편을 잡았던 2004년 3월까지 시립 아마가사키 고교 '동포회'에서 '재일한국인의 역사'를 배우며 본명선언을 한 재일한국인 학생들은 100명을 훨씬 넘는다. 한국 민족의상을 입고 졸업한 학생도 40명에 달했다. (다음호에 계속)

(자료제공 : 재일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