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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철군, 그래도 바이든은 정직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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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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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 미국 한인유권자연대 대표

   
 

# 아프가니스탄 공군력 증강을 위해 5억5,000만 달러 규모의 비행기가 카불 공항으로 인계됐다. 그러나 카불 공항에 고장으로 방치된 16대의 항공기는 나중에 파운드당 6센트의 고철로 3만2,000달러에 팔렸다.

# 미국은 아프간 마약 방지를 위해 90억 달러를 썼다. 그럼에도 2017년 아프간은 양귀비 재배와 아편 생산에서 사상 최고, 세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아프간의 마약 거래는 인명피해 외에도 반군단체의 자금지원, 탈레반의 재원충족, 정부의 부패를 부채질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미 국제개발처는 아프간에 63마일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2억 달러를 투입했다. 2016년 감사결과, 도로의 3분의 1에 달하는 5개 구역이 유실되고 일부는 떠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도로는 사용이 불가해졌다.

# 무늬가 아프간 환경에 맞지 않고 디자인이 맘에 안 든다는 이유로 아프간 병사의 군복을 바꾸는 프로젝트에 3,000만 달러를 썼다. 이 군복은 최근 카불 공항에서 대거 버려진 채 발견됐다.

# 아프간 특수경찰을 위한 훈련장 건설을 위해 50만 달러를 아프간 건설업자에게 줬다. 그러나 벽돌에 모래가 너무 많고 점토는 적어 훈련장 사용 직전 건물이 붕괴되었다.

2008년 미 의회가 설치했던 '아프간 재건 특별감찰단(SIGAR: Special Inspector for Afghanistan Reconstruction)'이 작성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아프간에서 미국이 쏟은 노력에 대한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담고 있는데, 실패 보고서는 주로 비공개로 분류되었다가 최근 들어서 알려지고 있다.

아프간 사태에 관한 미국 내 여론의 초점은 점차 경제적 피해에 맞취지고 있다. 미국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아프간에 20년간 1조 달러 이상의 돈을 지출했다. 그러나 많은 재건자금이 낭비됐고, 현지 정치 브로커들에 의해 증발됐으며, 어떤 경우에는 미국과 아프간인들의 관계를 악화시키기도 했다. 재건사업은 미국에 우호적인 아프간인들을 끝도 없는 부패로 몰아갔으며, 오히려 탈레반을 강화시켰고,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아프간 대중기반을 만들어 내는 데에 조력했다는 결론의 보고서들이 속속 제출되고 있다.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에서 외교안보팀 일원으로 활동했던 한 전직 해군관계자는 아프간 재건 특별감찰단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1조 달러를 들여 무엇을 얻었습니까? 애초 거기에 1조 달러의 가치가 있었습니까? 우리가 아프간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알면 오사마 빈 라덴이 무덤에서 웃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내용들은 그간 미국 대통령이나 군 고위지휘관, 외교관들이 했던 얘기와는 완전히 상반된다. 부시도, 오바마도, 트럼프도 항상 미국은 아프간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전쟁을 치를 가치가 있다고 미국민들을 확신 시켰다.

사실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절망적 장면이 연출될 때마다 조 바이든 정부에겐 정치적 부담이 가중된다. 준비 없는 성급한 철군에 IS의 자살폭탄테러까지 겹치면서 13명의 미군 희생자들에 대한 책임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고스란히 씌워졌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특별한 리더십은 진실을 말하는 데 거침이 없고, 정치적 계산이 없다는 점이다. 1990년대 상원의원 시절부터 오바마 정부 8년간의 부통령 때에도, 그리고 트럼프를 상대로 선거를 치르면서도 바이든의 일관된 주장은 '아프간 철군'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씩씩하게 말한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어떤 상황이 철군의 적기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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