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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부동산 보유세’가 없는 이유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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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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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희 / 논설위원

   
 

중국 시진핑 정부의 새 정책 목표인 ‘공동부유’에 대한 관심과 논란이 뜨겁다. “과도한 고소득을 조정”한다는 명분으로 플랫폼 빅테크 기업, 사교육, 게임산업, 연예계 전반으로 규제가 확산되었고, 다음 차례로 불평등의 핵심인 부동산 시장을 겨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중국 당국은 임대료 인상 연 5% 상한제, 명문 학군 아파트인 쉐취팡(學區房)을 겨냥한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부동산 보유세와 상속세를 부과할 수 있느냐를 공동부유의 가장 중요한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과 선전 등 중국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채에 수십억원이 기본이지만, 고급 주택을 수십채씩 보유한 부자가 적지 않다. 보유세와 상속세가 전혀 없어서 세금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동산이 민영화된 것은 1998년부터였다. 이 시기에 국유기업 개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이전까지 국유기업이 제공한 주택에서 명목상 소액의 월세만 내고 거주하던 주민들은 국유기업이 보유한 주택을 시장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구입했다. 정부로부터 보조금과 무이자 대출까지 받았다. 역사상 최대 규모로 국가의 자산이 개인에게 이전되었다. 이후 중국의 초고속 성장에 따라 주택 가격이 폭등하면서, 대도시 주민들은 대규모 자산을 가지게 되었다.

민영화 개혁에서 최대 수혜자인 도시 중산층과 엘리트들은 사실상 중국공산당의 가장 든든한 지지 기반이 되었다. 반면 농촌에서 도시로 일하러 온 노동자들, 민영화 초기에 주택을 구입하지 못한 이들은 영원히 이 특혜에서 배제되었다.

대도시의 부동산을 소유한 중산층들, 특히 수십~수백채씩 보유한 공산당 고위간부의 가족들은 보유세와 상속세 도입을 저지해온 주요 세력이다. 이념적으로는 토지 국유 제도도 중요한 변수다. 부동산에 보유세나 상속세를 과세하는 것은 토지 국유제라는 ‘사회주의의 기반’을 흔든다는 논리다. 부동산 개발에 재정을 의존하는 지방정부들도 보유세를 도입하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토지 매각 수익이 줄어 재정이 악화할 것이라며 반대한다. 2020년 토지 매각은 지방정부 수입의 30.8%를 차지했다.

지난 20여년 동안 세제 개혁 논의는 계속됐다. 2011년엔 상하이와 충칭에서 부동산 보유세가 시범 도입되었지만, 최고급 빌라 등 극히 일부에 한정해 부과되고 있다. 공동부유가 강조되면서 올해 안에 시범 실시 지역을 일부 확대 지정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전국적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상속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한자녀 정책’의 결과 중국 도시 중산층 젊은이는 조부모, 외조부모, 부모로부터 최소 세채의 부동산을 상속받게 된다. 이들이 결혼하면 부부가 최소 6채 이상의 부동산을 상속받지만 세금은 전혀 없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장은 “공동부유의 가장 큰 뇌관인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토지 국유제를 이용해 상속을 제한하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중국의 공동부유를 “사회주의 실현”이라 환호하는 이들도 있고, “제2의 문화대혁명”이라 우려하는 이들도 있지만, 시장의 기본적 규칙인 부동산 보유세·상속세 도입마저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자산 불평등’은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문제가 되었다. 중국에서도, 한국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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