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4.12 금 13:58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칼럼
[김삼오 칼럼] 지식(知識)과 지성(知性)
김삼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12.0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김삼오 /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국립호주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나는 지식과 지성을 구별하고 우리 민족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선 지식인이 아니라 지성인이 필요하다고 쓰고자 하는데 자의적(恣意的)이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 지 모르겠다. 글은 해외 한인들보다 고국의 동포들에게 더 읽혀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누구든 알고 관심을 가져야 사회를 올바르게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지식인이란 말을 잘 쓴다. 그리고 그들을 대접한다. 그들이 사회가 나갈 길을 밝히고 올바른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해서 그럴 것이다. 지식인은 우선 남보다 더 많이 배워 풍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자면 다른 게 같다면(Other things equal) 아무래도 학교 교육을 많이 받고, 이왕이면 좋은 역할, 대개 좋은 직위와 직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오늘의 국내와 국외 한국인과 한인들은 대부분 대학 졸업자로서 학력에 관한 한 지식인들이다. 그러나 밖에 나온 사람들은 고국의 동포들보다 어쩔 수 없이 격하된 사회적 지위로 봐 사회변화를 위해 참여 기회가 덜 할 공산이 크지만 역시 해외에서라도 올바르게 고국에 기여하자면 사회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중요하다.

양심과 지조

어쨌든 지식인의 조건이 갖춰지면 서두에서 말한 사명을 잘 할 수 있을까? 아니다. 또 다른 조건 한두 가지가 더 있다. 그 하나는 지식과 자리를 사익을 위하여 악용하지 않는 양심과 지조가 있어야 한다. 이 또한 밖에 나와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덜 해당된다. 문화가 다르고 언어의 제약을 받는 서방 선진국인 경우 한국인이 지식을 악용해서 살만한 일이 많지 않다.

내 기억으로 봐 해방 후 한국에서 계속된 격동기 마다 기회를 악용한 지식인이 더 많았던 것으로 느껴진다. 그렇지 않고 대쪽 같은 지식인이 많았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또 다른 조건은 사회에 대한 포괄적인 지식이다. 많이 알기는 하나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좁은 지식은 무식보다 더 위험하다. 해방 후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피해와 참상을 남긴 좌경 지식인들이 좋은 예다. 그들은 일제시 한반도와 일본에서 교육 받으면서, 또는 중국과 소련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벌이면서 공산주의 이론에 쉽게 매혹되었을 뿐 긴 장래를 내다보지 못한 지식인들이었다.

그 많은 '먹물'들

여담이지만 일본에도 그런 지식인이 많았지만 조용히 있었던 것은 일본으로 봐 큰 행운이었다. 일본의 사정은 우리와 많이 달랐지만, 비참하게 패전한 일부 일본인들이 반미로 돌아서서 제주나 여수, 순천에서와 같은 사건에 휘말리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았겠나.

나는 넓은 지식과 곧은 지조와 원만한 품격을 갖춘 인재를 지성인이라 부르고 속된 말로 ‘먹물’ 지식인과 구별하기를 제안하고자 하는 건데 나 자신이 지성인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 많아야 지금과 같은 사회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전망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난 대학과 교수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을 보면 지성인은 드물고 지식인들이 더 많다. 대선 때라든가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면 정부의 자리를 바라보고 선거 캠프에 몸을 담거나 그러고 싶어 주변을 배회하는 자들이 너무 많다.

정부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려고 신문 칼럼을 쓰거나 방송 시사토론에는 뻔질나게 나오지만 연구실에 파묻혀 사회가 나갈 길을 밝히는 독자적인 심층연구 같은 걸 내놓는 인문학자를 보지 못한다.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인가 보다 이런 지식인사회 풍토를 먼저 걱정해야 한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종로19(르메이에르 종로타운) B동 1118호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아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 | 편집인 : 이구홍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혜민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