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제주도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간첩조작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실태조사와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제주도는 다음달부터 간첩 누명을 쓰고 불법 구금과 고문, 수형생활 등으로 인권이 침해된 제주 출신 피해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김승배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등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피해자 인권 증진 지원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민 제주도의원이 발의해 지난해 7월 제정된 ‘제주도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등의 인권증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근거하고 있다. 강 의원은 “천주교 인권위원회의 2006년 조사 자료를 보면 전국 간첩조작 사건 109건 중 37건인 34%가 제주도민과 관련한 사건으로 파악되고 있고 이후에도 재심에 따른 무죄판결이 이어진 만큼 피해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4·3을 겪은 섬이었고 재일교포가 많았던 점이 간첩조작에 이용되면서 제주의 인구 규모에 비해 간첩조작사건 피해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제주도에서의 4·3사태는 1946년 6월 미소공동위원회가 결렬된 직후 이승만 박사의 소위 정읍발언으로 이어지는데 정읍발언이란 남한만의 ‘단독정부수립’ 방안이었다.

이 발언으로 국내는 김구를 중심으로 한 반대파와 이승만 추종세력의 지지파와의 갈등이 폭발직전에 이르렀는데 이즈음 재일동포사회 내에서도 찬반으로 나뉘어 충돌사태가 벌어져 조직의 위기 상황에 이르렀다.

드디어 재일동포사회에서는 특히 청년단체를 중심으로 국내외 최초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이승만의 단독정부안이 부결되었다. 당시만 해도 통신수단이나 왕래가 거의 단절되었던 시기에 이소식이 소리 없이 제주도에 널리 유포되었다.

저 「흑산도」로 유명한 재일동포작가 김석범 선생이 잊혀졌고 왜곡된 4·3사태를 우리에게 정의롭게 깨우쳐준 소설은 선생의 고향에서 일어났던 진실을 세상에 최초로 일깨워준 작품이다.

제주도는 올해 3월 중 피해 대상자 규모 등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설립 후 1년 이상 관련 분야 조사․연구 실적이 있는 단체(법인)를 2월 8~11일 공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