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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타고 세계를 휩쓰는 한국 드라마
김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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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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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 / 모스크바대 정치학박사, 전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

발렌타인 데이는 드라마의 세계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 아시아 드라마들 중에는 아주 훌륭한 멜로드라마가 매우 많다. 이 드라마들은 로맨틱한 감정을 고조시켜 이를 보다보면 집안에 있는 휴지가 빠르게 동이 난다. 애틋함에서 안타까움, 이를 통한 감정 순화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이유로 눈물 콧물을 흘리게 되는 때가 넘쳐난다. 물론 엄격히 말하자면 드라마의 장르는 이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

   
▲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복장을 착용한 사람들의 모습.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저소득층 인간들의 생존게임을 다룬 “오징어게임”을 살펴보자. 이 드라마의 성공이 누군가에게는 의외였을 수 있지만, 사실은 수십년간 이미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의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그리고 이는 일회성에 그치는 폭발적인 성공이 아니다. 한국 드라마는 러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에 거대한 팬덤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모든 연령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특히 청년 층에서 인기가 높다. 앞으로도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계속 높아지기만 할 것으로 확신한다.

세계를 사로잡은 한류

아시아 국가들이 제작한 다부작을 우리는 “드라마”라고 부른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이를 국가별로 각기 다르게 부른다. 예를 들어 K드라마는 한국의 다부작이고 C드라마는 중국의 다부작이다. 한국과 중국은 특별히 자국의 드라마들을 연달아 계속 수출하고 있으며 일본, 대만 등 인접국들이 그 뒤를 이어 수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아시아 드라마의 인기는 1960년대 국민들이 자국의 만화인 망가를 열광적으로 읽어대던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일본에서 이 만화들을 단순한 애니메이션(애니메)으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실제 배우들을 등장시킨 드라마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런 사례는 다른 나라에도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한국의 TV PD들은 이러한 제작 기법을 배우기 위해 종종 일본을 방문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들의 스승 격인 일본을 넘어서게 되었다. 1990년대에 한국은 적극적으로 자체 드라마 제작에 나서게 되었다. 한국 제작자들은 리메이크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 당시 즈음에 점차적으로 세계를 “한국의 물결”, 즉 한류가 뒤덮기 시작했다.

한류의 세계 진출은 의도적인 계산에 의해 이루어졌다. 한국 정부가 자국의 고유 가치를 해외에 진출시키기 위해 엔터테인먼트와 예술 분야 발전에 의식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흔히 말하는 소트프파워의 출현이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엄격한 검열과 해외 영화 쿼터제를 폐지함으로 외국 선진 제작자들의 경험을 흡수하여 소화하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한국 드라마의 매력에 처음으로 눈을 뜬 것은 “질투”(1993년), “별은 내 가슴에”(1997년)과 같은 작품에 열광했던 중국인들이었다. 중국에서는 이데올로기적인 사고 대문에 미국의 드라마를 멸시했고 일본 드라마는 이보다 더 무시했다. 게다가 이전에 자신들을 식민지화했던 일본에서 드라마를 사온 다는 것은 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드라마는 이 빈 틈을 아주 잘 파고들었다.

2000년대에는 “가을 동화”(2000년), “궁”(2006년), “커피프린스 1호점”(2007년) 등이 인접국들 뿐 아니라 아시아 이외의 국가들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극 드라마인 “대장금”(2003년)은 아예 세계적인 히트작이 되었다. 끈질긴 노력을 통해 16세기 조선왕조의 궁궐 내 의녀가 된 평범한 여성에 대한 이 드라마는 전 세계 150개국에 판매되었다. 성관계 묘사와 폭력이 없었기 때문에 이집트, 터키, UAE. 이라크 등과 같은 보수적인 중동 국가들에서도 K드라마는 대환영을 받았다.

남미에서는 그들의 감정적인 기질에 가까운 감정 폭발에 매력을 느꼈다. 게다가 한국 방송관계자들은 한국에서 회당 수천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최우수 드라마 작품들을 의도적으로 회당 수 달러에 달하는 헐값으로 판매했다. 한국 제작업체들의 이와 같은 전대미문의 관대함 이면에는 냉정한 계산이 있었다. 그 결과 “천국의 계단”이나 “아가씨를 부탁해”(2009년)와 같은 일부 드라마는 남미에서 자국의 TV 연속극들보다 훨씬 더 호응을 받았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대가 다가온 것도 한국 드라마의 진출 확대에 조력했다. 자막이 삽입된 온라인 서비스 덕분에 한국 드라마를 전 세계와 미국에서까지도 보게 되었다. 2014년에 이미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1천8백만명의 미국인들이 K드라마에 몰입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오늘날 이 수치가 얼마나 크게 증가했을 지를 생각해보면 무시무시하기까지 하다.

예를 들어 가장 인기있는 영화 및 드라마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드라마 상영에 그치지 않고 2018년부터는 드라마 제작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물론 이 거대 기업은 단지 여러 경우를 생각해서 많은 작품 제작을 재정 지원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금전적 상품 계약 관계를 맺지 않은 나라를 찾기는 쉽지 않다. 러시아에도 이런 협력 사례가 있다. 그런데 한국과의 “거래” 규모는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인 2021년 계획에 다르면 넷플릭스는 K 드라마에 5억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었다.

넷플릭스 정책의 초기 성공 사례는 이미 시청자들이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종말론적 좀비물 “킹덤”(2019)이 있다. 또는 캐나다에서 호주와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여러 국가에서 연간 최대 조회수로 10위 안에 들었던 “사이코지만 괜찮아”(2020년)가 있다. 게다가 처음 공개된 이후 17일만에 역대 최대의 1억 11천만 조회수를 기록한 “오징어게임”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이 없다. 이뿐 아니라 디즈니+와 애플 TV처럼 자본이 탄탄하고 한국 시장에 관심이 지대한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있다.

한국 문화는 지금 유례없는 중흥기에 있다. 사회적 비극을 다룬 희극 “기생충”이 2020년 아카데미 상을 휩쓴 것은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는 북한에서조차 몰래 시청하고 있다. 북한에 들어오는 한국 드라마는 대부분 해적판 밀수이다. 아시아 드라마는 현재 수요가 너무 많아 다른 국가들에서 그 스토리를 리메이크 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조차도 2003년 한국에서 처음 출시되었던 “천국의 계단”을 십년이 지난 후 동일한 이름으로 러시아 판을 제작했다. 미국인들도 한국 드라마의 아이디어를 빌려오고 있다. 2013년에 한국에서 제작된 “굿닥터”를 미국에서 2017년 동일한 이름으로 리메이크했다.

드라마 제작

드라마 한 작품은 1명의 감독과 1명의 시나리오 작가가 담당한다.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각각의 회에서 감독이 1회용 장갑을 갈아끼우듯 교체되고 수많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한 방에 모여서 같이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물론 여기에 이 모든 것의 전체적인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총괄 책임자가 있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에는 그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다른 문제가 있는데 이는 한국의 드라마제작 관행의 독특한 특성과 관련이 있다.

드라마의 처음 4회분은 통상 사전에 촬영된다. 이후에 이 촬영분이 방영되고 나면 제작자들은 마음 졸이며 드라마 애호가들의 반응을 기다린다. 이후 드라마는 주당 2회씩 방영되는데 보통 연이어 이틀간 방영된다. 이후 5일간 촬영팀은 새로운 방영분을 촬영하고 때로는 즉석에서 시나리오를 다시 고쳐 쓰기도 하고 시청자들이 만족하도록 즉흥적으로 수정하기도 한다. 이후 방영되는 매회 분은 시청자들의 피드백에 따라 드라마의 전개가 달라지게 된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배역은 등장 시간이 더 많아지고 배역들의 스토리 형태도 수정된다. 드라마 팬들은 이렇게 드라마에 참여하는 것에 열광하고 제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 여건에서 다수의 드라마가 일관성 있고 흥미진진한 서술을 유지하면서 대단한 솜씨로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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