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로베르트 김병화재단 이시장(김병화 선생 손자, 왼쪽에서 첫번째) 그리고 텐 발렌틴 고려인신문 편집장(왼쪽에서 두번째), 마리아 알레고브나 러시아민족회관 대외담당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김 모이세이(고려인연합회 고문단 의장, 오른쪽에서 첫번째).

지난 6일 全러시아고려인연합회 주최로 유서 깊은 러시아민족회관에서 고려인동포 원로들이 '한식' 기념 간담회가 개최되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모이세이 고려인연합회 고문단의장, 김 로베르트 김병화재단 이사장, 텐 발렌틴 고련인신문 편집장, 마리라 일레고브나 러시아민족회관 대외담당 대표, 김원일 전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해마다 4월 5일은 고려인동포사회의 가장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려인동포사회가 형성된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구 소련지역 어디든지 전통적으로 한식을 '부모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고려인 동포들에 따르면 예전부터 고려인사회에서는 설날, 추석은 모른채 지나가기도 했지만 한식만은 꼭 챙기는 명절이었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양력 4월 5일이 '한식', '부모의 날'로 정해져 그날만큼은 반드시 가족과 함께 조상 묘소를 찾는다고 한다.

다음은 간담회에서의 동포 원로들의 발언을 소개한다.

김 모이세이(고려인연합회 고문단 의장)은 “한식은 고려인동포에게 한식은 단순히 조상의 묘소를 찾는 날이 아니라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자신들의 고향(한반도)을 기억하고 전통을 일깨우는 날이다.” 며 고려인 동포사회에서 한식이 갖는 특별한 의미를 강조했다.

김 로베르트(김병화재단 이사장)은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유명한 북극성 콜호즈(집단농장)의 대표였던 김병화 선생을 추모하며 한식날은 콜호즈의 가장 큰 명절이었다"며 "콜호즈 고려인농장원들이 함께 조상의 묘소를 찾고 제사를 지냈다"고 회고했다.

마리아 알레고브나(러시아민족회관 행사담당 대표)는 “많은 민족들이 공존하는 러시아에서 고려인들 만큼 자신의 민족전통을 잘 보존하는 민족은 많지 않다”며 자신이 만난 고려인들은 하나같이 교육수준이 높고 문화적 소양이 깊은 사람들이었다고 고려인에 대한 깊은 우호감을 나타냈다.

고려인사회에서는 설날, 추석은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구소련 당시에 음력 날짜 계산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련에서 민족전통명절을 기념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한식은 언제부터인지 양력 4월 5일로 정해져 있어서 한식을 가장 큰 명절로 여겼다.

그는 또 "한식인 4월 5일에는 모스크바 근교의 고려인동포 묘지(부모님 산소)에 갔는데 고려인들이 어찌나 고려인들이 많이 왔는지 주차공간을 찾지 못할 정도였다"며 "예전부터 한식날은 직장에 하루 휴가를 내고 가족과 함께 조상의 묘소를 찾곤 했다. 젊었던 한 때, 직장 때문에 한식날을 챙기지 못했다가 집에서 쫓겨날 정도로 어머니에게 혼났던 추억이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고려인사회에서 가지는 한식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식에 대한 추억을 서로​ 주고 받은 고려인동포 원로들은​ 자신들의 집에서 직접 준비해 온 여러​ 전통 한국 음식을 함께 나누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김병화재단, 고려인신문, 모스크바프레스 등이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