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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中견제-물가안정 둘 다 잡을 수 있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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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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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 워싱턴 특파원

“중국 지배 세계 어둡다” 목소리 높이지만
물가폭등·경기침체에 대중국 강경책 비판도

   
 

때는 2027년.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고조되고 대만에선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된다. 중국은 대만에 즉각적인 통일 협상을 압박하지만 대만 정부는 이를 거부한다. 중국은 대만해협 인근에 군대를 대거 배치한다. 미국 정보기관은 중국의 대만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일본과 괌 미군기지에 비상 경계태세를 지시한다.

군사행동을 결정한 중국은 미국의 군사자산 전개를 늦추기 위해 일본과 괌의 미군 기지를 폭격한다. 미국은 일본, 호주와 함께 전폭기와 핵추진 잠수함을 동원해 대만해협에 배치된 중국 전함을 파괴한다. 중국은 높은 고도에서 핵무기를 폭발시켜 나온 핵전자기파(HEMP)로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 공격을 감행한다.

전쟁 소설에 나올 법한 이 시나리오는 15일(현지 시간)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주최한 국가안보 콘퍼런스에서 실시한 ‘워 게임(Wargame)’이다. 이 워 게임에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첫 국방장관으로 거론됐던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과 미 의회 의원, 전직 군사전략가와 미중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어진 토론에선 미국이 대만 방위공약을 공식화하고 아시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역내 군사동맹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워 게임을 통해 제시된 정책제언들은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 발언도 갈수록 수위를 더하고 있다. 16일 CNAS 콘퍼런스에 나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이 지배하는 세계는 어둡고 가혹한 세상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맞서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 위협론’을 넘어 공포에 가까워지는 미국 내 반중 감정 속에 넘쳐나는 대중 강경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특히 물가 폭등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확산되면서 에너지 부국 러시아와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을 동시에 적으로 돌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두고 현실을 외면한 외교라는 비판도 나온다.

닐 퍼거슨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달 초 한 기고문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가장 큰 과제인 물가 급등과 싸우는 대신 반대 정책을 펴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매파적 정책이 중국 경제와의 디커플링(단절)을 앞당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제재와 함께 본격화된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전략으로 탈냉전 이후 러시아의 값싼 에너지와 미중 경제 밀착으로 누려온 저물가 고성장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워싱턴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첨단 기술을 겨냥하고 있지만 그 여파는 단지 기술 영역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중-러와 미국 경제의 디커플링으로 세계 경제는 구조적인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발등의 불’인 물가 안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바이든 행정부는 결국 수개월을 끌어온 중국 공산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며 중간선거 대패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더 이상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외면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미국은 중국 견제와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외교원칙에 대해 “나는 약속을 하면 절대 깨지 않는다”고 했다. 행동에 앞선 말이 불필요한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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